감동 슬픔 ~찡한글

날개를 숨긴 천사

갓바위 2026. 4. 29. 11:57

 

 

 

날개를 숨긴 천사

 

"부끄러운 일은 해도 부끄러운 짓은 해선 안 되지요"

 

햇살 방울들이 둥둥 떠다니는 하루를 달려가다 멈춰 선 거리에서 

익숙해 보이는 얼굴이 있어 달려가는 차를 멈춰 세우고 있었다

언덕길을 오르려는 폐지 실은 손수레 뒤에서

친구들과 함께 안감힘을 쓰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에

"녀석…어느새 커서 어려운 사람 도울 줄도 알고."

 

하늘 끝에서 흘릴 눈물이 아니길 기도하며 키운 딸아이의 한 뼘 더

커진 모습을 그려보며 하루를 보내다 들어선 집에서

"아빠…. 아빠… 혹시 저 창고에 있는 책 내가 버려도 돼?"

 

"왜…. 뭐 하려고?" "폐지 줍는 할머니가 있는데 손수레가 오래돼

금이 가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서 새로 하나 사 드릴려고"

"요즘 손수레가 얼마나 비싼데?"

 

"친구들과 졸업할때까지 용돈 모아서 하나 사 드리기로 약속 했거든"

"그래 너 알아서 해" 아픔도 멍이 들었을 할머니를 위해

티끌 모아 내 세상을 만들어가는 딸아이의 행복해하는 미소를 밑천 삼아

 

또 내일을 걸어 나가고 있던 어느 날 ((((((띵똥)))) "누구세요?"

택시 비번 날이라 모처럼 늦잠을 자고 있던 나를 깨운 건 낯선 할머니였는데요

"저 여기가 김슬기 학생네 집인가요?" "네 그런데 무슨 일로?"

 

"얼마 전 슬기가 저를 돕는다며 책을 모아줬는데 그 속에 이게 들었지 뭐예요"

할머니가 내민 오래된 책갈피 속에 들어있는 오만 원짜리 두 장을

매만지며 묻고 있었다 "그냥 모른 척 가지셔도 될 텐데…"

 

"부끄러운 일은 해도 부끄러운 짓은 해선 안 되지요"

동백꽃보다 먼저 오는 봄은 없다며 순리를 지키며 살아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멀어진 할머니가 남긴 여운 속에 한참을 머물던 나는

내 마음이 허락한 곳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다음 날 가을을 곱게 차려입은 일요일 아침 "아빠. 중요 뉴스야. 일어나 봐"

딸 아이의 물속같은 속마음을 듣기위해 못 이기는 척 눈을 비비며

"왜 아침부터 호들갑일까 우리 공주님이…"

 

" 폐지 줍는 할머니 집에 누가 새 손수레를 대문 앞에 두고 갔대"

"정말?" "대박이지 아빠.? 그 사람은 분명 날개를 숨기고 사는 천사일 거야"

 

달님 귀에 대고 이 소식을 친구들에게 전한다고

하루를 채워가고 있는 딸 아이의 모습을 뒤로하고

 

"딸! 아빠 다녀올게." "네 조심히 다녀오세요"

햇살 방울들이 떠다니는 거리를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딸아이 몰래 숨겨 뒀던 날개를 활짝 펴고서…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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