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외식
하늘마저 덮고 누운 달을 따라 노부부가 한적한 곳에 있는
식당 안으로 들어섭니다 “여기 돈가스 하나 만 주슈“
잠시후 식탁 앞에 놓인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돈가스를 보며
“임자.. 꼭꼭 천천히 싶어 먹어“ 마치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주문을
외우는 사람처럼 나온 돈가스를 칼로 쓸어 할머니 앞으로 내밀어 놓는데요
“영감도 같이 들어요” 중풍으로 팔이 불편한 할머니가
생일꽃을 바라보듯 환하게 돈가스를 바라보며 하는 말에 이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가 마주보는 당신이 있어서라는 봄바람에 실졸음 오는 눈빛으로
“난 점심때 김영감이랑 내기 장기 이겨서 보쌈을 실컷 먹었구먼“
보내기 싫은 가을을 닮은 할아버지의 표정속에 숨겨진 속마음을
알고 있었던 할머니는 “그래도 혼자 먹기가 그러니 같이 먹읍시다,,,,“
서로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내기라도 하는 듯 살뜰히 챙겨주던
말들이 오고 가던 그때 꼬로록,,,, “자 여기 물 먹어 체하면 큰일이야....“
할아버지는 배속에서 울리는 소리를 감추기 위해 애써 큰소리를 치고
있는걸 할머니는 알고 있었습니다 “아이고..이빨이야....“ “왜 그래 임자?”
“고기가 넘 질겨서 이가 흔들거리나 봐유“
그러면서 컵에 담긴 물로 입을 헹구며 “시장에서 호박죽이나 사줘도
된다니깐 여기로 되려 와서는.. 영감이나 많이 드슈“
퉁명스럽게 접시를 할아버지 앞으로 미루어 내어놓습니다
할아버지는 딴날도 아니고 오늘이 임자 귀빠진 날인데 잘 먹어야 한다며
할머니가 내민 돈가스를 잘게 나누어 다시 입에 넣어주는 할아버지를 보며
얼굴엔 못다 그려놓은 행복이 한아름 그려져 있었습니다
하루를 매일 낯처럼 방안에만 누워있는 자신의 생일을 챙겨준
고마움과 함께 식사를 마친 할머니를 보며 “임자,,, 넘어지지 않게 날 꼭 잡아“
한 손으론 지팡이를... 또 다른 한 손으론 할아버지를 ...

의지한 할머니와 계산대 앞으로 나와서는 주머니에서 미리준비한 듯
구겨진 천원짜리 일곱장과 진돈들로 만원을 만들어 내어놓고는
“우리 할멈이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오“
할아버지는 바람으로 닦아놓아도 가난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리어카에 종이
상자로 얼기설기 만들어놓은 자리에 할머니를 올 때처럼 다시 앉히고는 이 세상
무엇보다도 큰 행복이 그려진 얼굴로 해를 숨겨버린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가게 주인이 미리 넣어둔 돈가스가 든 종이봉투와 함께..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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