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 꽃
새벽을 달려온 가을비가 적셔 놓은 거리에 향기를 담은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내달리는 택시를 세우려 손짓을 하다 지쳐 쪼그리고 앉은 할머니를 보고
저 멀리서 두 눈을 껌벅이며 달려오는 차가 미끄러지듯 멈춰 섰습니다
.
"아이고, 기사 양반... 청학동 좀 갑시다."
"네, 알겠습니다." "다들 산동네라고 안 가려고만 하니 원..."
"할머니, 어디 다녀오시나 봐요?" "늙으면 갈 데가 병원밖에 더 있겠수."
"치료는 잘 받으셨어요?" "2~3일 버티는 주사라도 안 맞으면
살아갈 수가 없으니... 원." 뼛속을 돌다 온 지난 이야기를
바람결에 실어 보내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고 있었는데요
"기사 양반, 고마워요." "네... 건강하세요, 할머니."
멀어지는 택시를 바라보며 고마움에 행복 한 점을 얼굴에
그려 놓던 할머니는 그제야 생각이 난 듯

"이를 어째... 택시비를 안 주고 내렸네, 그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위에 서서 아쉬움에 젖은 눈길로 바라보던
할머니에게 노을을 밟고 선 귀가하지 못한 햇님이 말하고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탔던 차는 택시가 아니었다고..."
펴냄 / 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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