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은 빈도
구름 따라오고 가는 계절을 따라 홀로 두 아들을 키워온 엄마는
따스한 봄날을 걸어 들녘에 나와 앉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불평불만 없이 살아온 형에 비해
늘 아버지 없이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걸 원망하는 작은 아들을 보며
“저 꽃과 나무들을 보렴” 꽃이 서로 얼굴이 다르다고 질투하지 않으며
나무가 심은 자리가 다르다고 다른 나무를 시기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라며
“너희도 이제 장성했으니 농사지은 곡식들을 들고 나가 장사를 해보렴“
엄마의 말씀을 듣고 두 형제는 하늘이 지붕이고
땅을 구들장 삼아 집을 떠나 장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형은 장사를 마치고 돌아올 때면 어머니가 좋아하는 것들을 사 와서는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데 비해
작은 아들은 “엄마...” 이 다음에 내가 큰 집 지어주고 비단옷 입혀
매일 삼끼에 고기반찬 해드릴거라며 돈을 모으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을 흘러 건강하실 줄만 알았던
어머니께서 그만 지병으로 덜컥 앓아눕고 말았는데요
그때야 큰 집을 사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비단옷에 고기반찬을 올려드렸지만
어머니가 조금도 기뻐하질 않는 모습을 보고선 작은아들은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형보다 훨씬 큰돈을 들여 어머니께 해드렸는데
형이 해줄 때보다 왜 기뻐하질 않으세요?“
작은 아들이 행복은 크기가 아니냐며 성내는 모습을 가만히 듣고 있던
엄마는 “그래.. 너말대로 네 형보다 더 큰 선물을 이 어미에게
해준 건 맞는 말이구나“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네가 하나 더 알아야 하는 것은..“
형은 작은 기쁨을 주었고 넌 큰 기쁨을 주었지만
한 번의 큰 고마움보다 여러 번의 작은 고마움이 사람의 마음을
더 감동하게 한다는 걸 잊고 지낸 작은 아들의 등을 쓰다듬어 주시더니
내 필요에 의해 베풀어주는 고마움은 받는이의 머리에 기억되지만
숨 쉬듯 주는 고마움은 받는 이의 심장에 기억되는 거라며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남에게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면
내가 원하는 때가 아닌 그 사람이 원하는 때라는 걸...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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