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 스님의 지혜
어느 날, 한 노 스님이 황후의 초대를 받았다.
이 노 스님은 덕이 많고 학식도 높고 무척 총명했다.
그렇지만 얼굴이 너무너무 못생긴 것이 흠이었다.
황후는 노 스님에게 비아냥거렸다.
" 오, 그대의 훌륭한 지혜는 참으로 못생긴
그릇에 담겨있구려, 호호호.......? "
그러자 노 스님이 눈 하나 깜짝않고 물었다.
" 허허허, 못 생겨서 죄송하옵니다. 황후마마,
그런데 황궁에서는 포도주를 어떤그릇에 담그시나요?"
" 포도주야, 나무통에 담그지요."
"황제폐하와 황후마마께서 드시는 포도주를
어찌 보잘것 없는 나무통에 담근단 말입니까?
그 많은 금그릇, 은그릇은 다 어디에 쓰시렵니까?"
" 그건 그렇군요."
노 스님의 말을 들은 황후는 과연 그렇다고
생각하고 그 때까지 나무통에 담그던 포도주를
금그릇, 은그릇에 옮겨 담았다.
그런데 그 포도주는 모두 맛이 변해 버리고 말았다.
며칠후, 이 모든 것을 안 황제가 화를 버럭 냈다.
" 이게 어찌된 일이오? 누가 대답 좀 해보시오."
황제가 묻자. 고개를 푹 숙인 황후가 말햇다.
" 폐하, 황제께서 드시는 포도주이니
그렇게 하는게 어울릴듯하여
제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습니다."
얼굴이 포도주처럼 빨개진 황후가 대답하자,
홤제가 말했다. "보시오, 황후 금그릇, 은그릇이
포도주 맛을 변하게 한다는 걸 몰랏단 말이오?'
" 죄 죄송하옵니다. 폐하......"
" 에이 쯧쯧쯧........"황제에게
망신을 당한 황후는 그 노스님을 불러 따졌다.
" 이보시오 학식이 높은 그대가 금그릇,
은그릇이 포도주 맛을 변하게 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을 텐데 왜 나에게
그렇게 하라고 가르쳐 주셨소?"
황후가 소리를 버럭 지르자 노 스님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 저는 다만 훌륭한 갓도 때로는 보잘것없는
그릇에 담아 두는 게 좋을때가
있다는 걸 가르쳐 드리고 싶었을분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바로
부처님 곁으로 한걸음 다가가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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