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아버지와 극락 왕생

갓바위 2015. 7. 16. 07:11

아버지와 극락 왕생 강해월(명철)님의 체험실록 월간 붓다 2544년(2000년) 11월~12월호 아버지께서 심장병을 앓으신 지가 벌써 올해 들어 10년이나 되었다. 병을 고치기 위해 이 병원 저 병원, 이 약 저 약 다 먹어 보아도 별 소용이 없었고, 계속 악화되어 가기만 하였다. 자식된 도리로 아버지 옆에서 잘 간호해드리고 보살펴드려야 하는데, '나라의 몸'이 된 이상 어쩔 수가 없어 매일 전화로만 문안드리는 일이 자식의 도리 전부였다. 하루는 안부 전화를 드리는데 문득 부처님의 말씀이 생각 났다. "아버지, 부처님께서 병이라는 것은 실체가 없고 거짓 임시적으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성을 잘 내거나 탐착심과 집착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특히 암이나 불치병에 걸릴 위험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병을 고치려면 마음의 근원을 보고 평시 마음을 허공같이 텅 비우고, 조화롭고, 평등하게 마음을 가지면 병에 안 걸리고, 불치병도 얼마 안 있어 완치가 된다고 합니다. "라는 말씀을 드렸다. 어쩌면 아버지께서는 부처님의 지혜로운 말씀으로 10년 동안 불치병을 버티어 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올해 병진년 들어 아버지의 병환이 더욱 더 악화되어갔다. 올 7월 초에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의 병환이 더욱 깊어져서 지금은 전화를 받을 기력조차 없다."는 것이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을 계속 염송하며 아버지의 무병장수를 마음 속으로 기원했다. 7월 중순경에 외박을 받아 시골집에 내려가 아버지께 문안 인사를 드렸다. 아버지 얼굴이 올 초에 보았을 때보다 살이 많이 빠져 있었고, 안색도 매우 좋지 않았다. '아! 아버지께서 임종하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살아 계실 때 부처님 법을 전하자!' 아버지의 어깨를 주물러드리면서 ≪반야심경≫ 한 구절을 들려 드렸다. "아버지, ≪반야심경≫이라는 경전을 보면 관세음보살님께서 인간의 한계인즉 육체는 빈 것으로 보셨다고 합니다. [五蘊皆空]"라고 하니, 아버지께서 "왜 인간의 육체가 없느냐? 지금 멀쩡히 있는데 왜 없다고 하느냐? "라고 반문하셨다. "아버지, 관세음보살님께서 보시니 육체가 나[我]이고 생각하는 기운이 자신의 마음인줄 알고 있고, 또한 주위의 환경[六塵:色聲香味 觸法]이 나를 위해서 있고, 나의 만족을 채워 주는 도구인 줄 알고 있고, 거기에서 소원이 성취되면 행복하고 실패하면 괴롭고, 울고 웃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낙이요 행복이라고 잘못 보고 있다고 말씀하였고, 그것이 인간의 한계라고 설하셨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 "아니, 그러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것이 진리가 아니란 말이냐?" "예, 그렇습니다. 인간은 육체와 정신, 주위 환경의 지배하에 항시 살아가고 있고, 거기에서 탐착심을 일으켜 남보다 물질적으로 풍요하게 살고, 높은 위치에 있어야만 직성이 풀리고, 만족감을 찾고, 일이 소원스럽게 풀리지 않으면 온갖 죄업을 짓는 것이 인간의 한계 입니다. 예를 들면, 내가 많은 돈과 빌딩과 고급승용차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의 수준은 그것밖에 가지고 있는 수준이 되지 않습니다 (유한성)!" "그러면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있단 말이냐?" "예, 그렇습니다, 아버지! 법정 스님의 '텅빈 충만'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비웠을 때 [육체, 정신, 환경이 공(空)했을 때] 천하와 통한다고 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우주와 하나가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우주가 자기이고, 자기가 우주가 되는 것이죠. 물질이라는 유한에서 우주라는 무한으로 자신의 마음이 크고 넓게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돈이 많든 적든, 지위가 높든 낮든 간에 아무런 관계가 없고 걸림이 없이 물질과 육체와 정신세계를 마음대로 굴리면서 인생을 자유롭고 조화롭게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또한 아버지, 죽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관세음보살님께서 생이 없고 죽음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생이 없고 죽음도 없는데 무엇이 두려움이 있겠습니까? 본래 그 자리로 가는 것이 자연스러울 뿐입니다 라고 말하자, 아버지께서는 "그러면 어떻게 해야만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스럽 생활할 수 있느냐?"라고 물으셨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 일단 모든 것이 텅 비었다고 관(觀)을 하시고, 마음에 생각을 머무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가령 남과 싸웠을 때 싸움이 끝이 나도 상대방의 얼굴이 떠올라서 분한 마음이 생기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스스로 마음고생만 하게 되고 심지어 어리석음에 빠져 죄를 짓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예를 들면, 물이 시냇물에서 하천으로 하천에서 강으로, 강에서 바다로, 자연스럽게 흐르면 한 맛이 되어 물 스스로 분별을 없애고 평등한 맛이 됩니다. 그러나 물이 흐르다가 웅덩이에 빠져 웅덩이 물이 되면 시간이 오래 될수록 그 물 스스로가 썩어버리게 되고 시커먼 물로 변해 버립니다. 마음 또한 이와 유사합니다. 그래서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생각이 일어나면 일어나는 대로, 사라지면 사라지는 대로 가만히 보고만 있고 놓아두기만 하면, 생한 것은 반드시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생각이 일어나면 필히 생각이 아! 일어났구나 하고 알아차리십시오 그러면 그 생각은 곧 사라지게 됩니다. 항상 어느 때라도 깨어 있는 마음으로 생활하시면 마음이 매우 편안해지고 자유롭게 생활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 막둥아! 알았다. 앞으로 머무름 없는 마음과 깨어 있는 마음으로 남은 여생을 보내마!" 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마음이 놓여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법문을 전하는 나도 부처님의 말씀과 고승 대덕의 법문만을 전해 주었을 뿐, 나 자신도 이 어려운 법문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아버지, '나무 관세음보살'을 매일 염하면 누구나 극락 왕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그 말이 정말이냐고 반문하셨다. "그래, 알았다." 하시면서 어느새 아버지는 주무시고 계셨다. 그것이 마지막 대화였다. 그 다음날 아버지께 작별인사를 드리고 양구로 복귀했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계속 아버지께 가 있었다. 일요일, 절에 가서 법회에 참석하여 아버지의 무병장수와 극락 왕생 기도를 드리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2개월이 지난 어느 날, 훈련 끝나기 하루 전날 야외에서 취침중 이었는데, 절 법당에 계시는 아미타 부처님께서 피눈물을 흘리며 꿈에 나타나셨다. 그것은 마치 현실에서 보는 것처럼 또렷하게 나타났다. 그때가 새벽 3시였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혹시 아버지께 무슨 일이 일어났나? 그런데 왜 아미타 부처님이 나타나셨을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침을 맞이 했다. 그리고 오후에 아버지께서 더 이상 가망이 없고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 그 연락을 받고 한동안 멍하니 먼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 관세음보살. 아버지의 극락 왕생을 기원합니다. 나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마음 속으로는 관세음보살님을 염하고 있었다. 당장 아버지께 달려가고 싶었지만 훈련 마지막날 임무를 맡고 있는 나로서는 차마 지휘관에게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모든 훈련이 끝나 보고를 한 후, 양구에서 아버지가 계시는 포항의 병원으로 향했다. "어머니, 아버지의 병환은 어떻습니까?" 하고 물으니, 어머니는 우시면서 "병원에서는 가망이 없다고 한다. 자꾸 헛소리만 하고 계셔." 중환자실 면회가 허락되어 아버지를 만나니, 헛소리를 하고 계시다가 "우리 막둥이 왔구나!" 하며 눈물을 흘리셨다. 아버지의 어깨를 주물러드리며 ' 신묘장구대다라니'를 3번 염한 후 아버지께 앞면에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그림과 뒷면에 신묘장구대 다라니가 적혀져 있는 호신불을 드렸다. 다음날 아침 9시경에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버지의 임종이 임박하니 작은 방을 깨끗이 치우고 있으라는 것이었다. 급히 서둘러 방을 치우고 가족들에게 연락을 했다. 아버지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산소호흡기에 의존하여 의식불명의 상태였다. 의사는 산소호흡기만 떼어버리면 목숨이 끊어진다고 하였다. "부산에서 가족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의사는 알겠다고 하였다. 나도 모르게 아버지를 부르며 울다, 문득 아미타 부처님 생각이 났다. 그래서 임종을 앞둔 아버지의 귀에 대고 아미타 부처님과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지장보살을 염했고,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이마에 손을 대고 염했다. 그런데 갑자기 의식불명이던 아버지께서 눈을 뜨시고 사방을 둘러 보신 후 1시간 가량 계시다가 가족들을 보지 못한 채 서서히 숨을 거두셨다. 그때 경전의 말씀이 생각났다. ' 임종 찰나에 아미타불을 염하면 매우 영리해지기 때문에 극락 왕생 연화대에 왕생할 수 있다.' 그래서 아버지의 귀에 대고 20분 가량 부처님을 염하고 광명진언을 108번 염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 계시던 어머니의 단주가 흰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나는 허겁지겁 인근에 있는 사찰로 향했다. 마침 절에서는 비로자나 부처님의 개금 불사를 하기 위한 불사금을 받고 있었다. 거기 계시는 스님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법회가 끝날 때까지 법당에서 극락 왕생 기도를 하라고 일러 주셨다. 그리고 끝나면 다시 오라고 하신다. 아버지를 위한 개금 불사를 하고 부처님께 초를 공양한 후 아미타 부처님을 관하며 아버지의 극락 왕생을 빌었다. 법회를 마친 후 스님을 친견하니 지장전에서 ≪금강경≫ 독송을 하라고 하신다. 성심성의껏 염하고 법당을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왠 노인이 걸어가고 있었다. 아버지 생각이 나서 차를 새우고 행선지를 물었다. 마을까지 간다고 한다. 아버지 생각이자꾸 나 "할아버지! 무병장수 하시고 오래 오래 사세요." 하고 인사를 드리며 헤어졌다. 그리고 문득 '광명진언'이 생각났다. 십악오역을 지은 죄인도 3∼4번만 들어도 모든 죄업이 멸하고,깨끗한 모래에 108번 진언을 염한 후 망자의 무덤이나 또는 시신에 뿌리기만 해도 모든 죄업이 멸하고 극락세계에 왕생한다는 경전의 문구가 생각났다. 그래서 나는 바다의 깨끗한 모래를 구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가족들이 모두 모여 집안은 울음바다가 되어 있었다. 어머니께 '광명진언'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깨끗한 물로 21번을 씻어서 신묘장구대다라니 3번, 광명진언을 모래 위에 108번을 염한 후 모래를 조금씩 5등분하여 비닐포장을 해서 아버지 몸에 뿌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가족과 친척들이 갑자기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눈물을 흘리고 곡을 해야 하는데 눈물도 나지 않고 곡할 마음도 생기지 않아 마냥 마음이 흐뭇하다고 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마냥 반가부좌를 하고 있으니 마치 아버지께서 극락 왕생하는 모습이 계속 스치고 지나 가는 것 같았다. 얼마 후 장의사가 왔다. 모든 방을 꽃으로 장엄한 후 불법승 삼보께 이 꽃을 바친다고 마음으로 염했다. 장의사가 아버지를 입관할 때 관 속에 신묘장구대다리니경, 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의 그림과 금강경, 그리고 관세음보살 육자대명왕진언을 넣어 드리고 왼손에는 단주를 채워 드리고 광명진언으로 단장한 모래를 같이 넣어 드렸다. 그리고 난 후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아버지, 육체는 허망한 것이고 정신도 허망하니 육신은 죽으면 흙, 물, 불, 바람으로 돌아가니 육신에 대한 탐착심을 버리고 죽은 영혼에 대한 애착심 또한 버리십시오. 또한 부처는 모양이 없으니 아버지의 근본 마음이 부처임을 자각하시고 극락세계 구품연화대에 왕생하셔서 아미타불 부처님을 친견 하시고 성불하십시오!"라고 한후 장엄 염불을 독송해 드렸다. 다음날 아침 스님을 모셔와 정성들여 염을 하였다. 스님께서는 혈육의 지극한 정성이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신심을 다해 아미타불을 염하라고 하셨다. 저녁이 되어 아버지 영전에 신묘장구대다라니를 3번 독송하고 장엄 염불을 독송해 드렸다. 그런데 다음날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났다. 어머니께서 앉아 계시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면서 생전에 아버지께서 하시던 행동을 하시면서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명철아! 나는 아버지다. 어머니의 육신을 잠시 빌려 이 얘기를 전하 려고 왔다. 아버지는 후손들 덕에 극락세계에 왕생했다. 처음에는 (저승)사자가 붙어서 사경을 헤맸단다. 그런데 네가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염하니 (저승)사자는 물러가고 갑자기 아미타 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 그리고 여러 보살님이 오셔서 나를 극락세계로 데리고 왔다. 아버지 뿐만 아니라 우리 조상님들까지도 극락세계에 같이 왕생하게 되었다. 그 세계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장엄하고 무척 평화롭다. 그러니 너희들도 부처님 말씀을 받들고 육신이 건강할때 대공덕을 많이 짓고 살아라. 명철아! 네가 다니는 절은 작지만 금강산 줄기를 타고 있기 때문에 수행 및 소원을 빌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정말 고맙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축원을 해 주시고 신묘장구대다라니를 필히 수지 독송하라는 말씀을 남기신 후 "나는 이만 극락세계로 간다."라는 마지막 말씀을 남기셨다. 그리고 어머니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셨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이 불가사의한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설명을 할 것인가? 10분이 지났을까? 작은 매형께서 먼저 입을 여셨다. "부처님 말씀이 맞구나. 극락세계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구나. 앞으로 불, 법, 승 삼보께 귀의하며 공덕을 지어야겠다." 그곳에 참석한 모든 친지들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말씀하셨다. 아버지의 하관식을 할 때 묻히시는 땅에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염한 후 다시 광명진언으로 단장한 모래를 주위에 뿌렸고 반야심경 독송 후 집으로 돌아 왔다. 부처님은 무슨 일이든 지극정성을 다하면 누구나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어쩌면 1%의 확률이 100%의 확률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일 것이다. 또한 쌀 한 톨이 삼천대천세계를 꽉 채워 일체중생에게 공양할 수 있다고 큰스님들은 말씀하신다. 즉, ≪화엄경≫에 있는 이야기처럼 '모든 것은 내 마음이 만든다 [一切唯心造].' 유한적으로 한정된 마음에서 무한한 영원자재한 마음으로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신묘장구대다라니를 7년 동안 매일 하루 3번씩 수지 독송하였다. 그리고 '관세음보살님은 어떤 마음인가?' 라는 화두를 가지고 있다. 독송을 하는 아침에는 조국과 인류의 평화를 빌었고, 점심에는 일체 중생의 소원이 성취되기를 빌었으며, 저녁에는 일체중생의 극락 왕생 을 발원했다. 아마도 내가 임종시 또는 임종 후에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금일 인연으로 모든 중생이 아공, 법공법, 인연 중도법을 모두 깨치고 모든 중생과 더불어 극락 왕생을 발원하며… 나무 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