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큐 소큐大休宗休라는 이가 있었다. 그는 임제종의 선승이었다.
그는 누군가가 남을 칭찬하는 말을 하면 반드시 그에게 이렇게 묻고는 했다.
"잠깐. 당신이 칭찬하고 있는 그 사람은 죽은 사람이에요, 아니면 살아 있는 사람이에요?
그사람이 의아한 얼굴로 "살아있는데요. 왜 그러세요?"라고 대답하면 다이큐는 정색을 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을 칭찬하기에는 아직 일러요. 그 사람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누가 알겠어요?"
그와 반대로 누군가가 어떤사람을 나쁘게 말할 때도 다이큐는 그 사람에게 물었다.
"잠깐. 그 사람은 죽은 사람이에요, 아니면 살아 있는 사람이에요?'
"죽기는요, 살아 있지요." 그때도 다이큐는 반드시 이렇게 말하고는 했다.
"그렇다면 아직 욕을 하기에는 일러요. 앞으로 그 사람이 어떻게 변해 갈지 누가 알겠어요?
사람에 대한 판단을 죽은 뒤가 아니면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다이큐는 1468년에 태어나 1549년에 세상을 떠났다.
계절이 그런 것처럼 사람도 끊임없이 변한다.
가난하지만 착하게 살던 사람이 부자가 되면서 딴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고,
평생 나쁜 짓만 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자신의 전 재산을 복지기관에 기부하고 수행자가 되는 일도 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던 사람이 교도소에 가는 일도 있고,
지금 교도소에 있는 사람도 그 전에는 좋은 일을 많이 했을 수도 있다.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사람도 있다. 교도소에 안 갔다고 죄 없이 살았다고도 할 수 없다.
남에 대한 우리의 판단은 이와 같이 대개 그의 어느 한 면, 혹은 한때의 일을 보고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악인이기만 한 사람도 없는가 하면 선인이기만 한 사람도 없다.
또 100퍼센트 착한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다.
누구에게나 닦아야 할 자기 똥이 한두 개가 아니다. 길은 여기서 나뉘는 것 같다.
어떤 이는 제 똥은 보지 않고 남의 똥 이야기에 바쁘고, 어떤 이는 열심히 자신의 똥을 닦아간다.
그 결과는 세월과 함께 앞의 사람은 점점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으로,
뒷사람은 현인이 되어가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일화가 있다. 한 친구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 친구의 고등학교 성적은 그저 그랬다. 그는 조금도 뛰어난 학생이 아니었다.
그런 그가 대통령 표창이라니, 어불성설이었다.
고등학교 동창생들은 그 소식을 듣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말도 안돼. 걔가 대통령 표창을 받다니!"
"맞아. 그 애가 대통령 표창이라면 우리 반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수도 없이 나와야만 말이 되지."
"그래, 맞아. 그래야 공평하지.'' 그 말을 그 당시 담임교사가 전해 듣고 말했다.
"아니다. 왜냐하면 인생은 1단 로켓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로켓도 한 차례 발진만으로는 안 된다. 다시, 또다시 발진해야 한다.
아니다 싶은 때는 세 번, 네 번, 괘도를 수정해가며 나아가야 한다. 그는 그랬고, 그 결과를 얻은 것이다."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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