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수두상기ㅣ垂頭喪氣

갓바위 2022. 5. 10. 08:13

 

○ 머리를 수그리고 기운을 잃다
○ 垂(드리울 수) 頭(머리 두) 喪(잃을 상) 氣(기운 기) 
 
'머리를 수그리고 기운을 잃다'라는 뜻으로, 의기소침한 모습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 당나라 때 한유(韓愈)가 지은 《송궁문(送窮文)》과 환관 한전회(韓全誨)의 고사(故事)에서 유래되었다. 
 
저두상기(低頭喪氣) 또는 수수상기(垂首喪氣)라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이전부터 정월 그믐날에 궁귀(窮鬼:

가난을 가져오는 귀신)를 물리치는 풍속이 있다.

 

한유는 궁귀를 의인화한 《송궁문(送窮文)》을 지었다.

이 글에서 주인은 의식(儀式)을 갖추어 궁귀에게 떠나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 
 
궁귀는 '40년 동안 선생과 어려움을 함께 하였고, 한 번도 선생을 배반한 적이 없다.

누가 우리보다 선생에 대하여 잘 알겠는가. 비록 선생에게 배척받아 쫓겨난다

하더라도 차마 선생을 멀리하지 못하겠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주인은 머리를 수그리고 기운을 잃은 모습으로 두 손을 들어 사과하고는

(主人於是垂頭喪氣, 上手稱謝), 그들을 맞이하여 상좌에 앉힌다. 
 
수두상기는 《신당서(新唐書)》의 〈환관열전·한전회전〉편에도 보인다.

당나라 말기에는 조정의 힘이 미약해져 번진의 절도사들이 할거하였는데,

그 가운데 이무정(李茂貞)과 주전충(朱全忠)의 세력이 가장 강하였다.

 

조정의 신하들도 두 패로 갈려, 환관 한전회(韓全誨) 일파는 이무정과 결탁하고,

승상 최윤(崔胤) 일파는 주전충과 결탁하였다. 
 
주전충이 최윤의 지지를 받아 먼저 정변을 일으키자, 한전회는 황제인

소종(昭宗)을 위협하여 이무정의 본거지인 봉상(鳳翔)으로 함께 달아났다.

 

주전충이 봉상을 공격하자, 이무정은 농성에 돌입하였지만 군량이 떨어져 결국 화의를 청하였다.

한전회는 "대세가 기운 것을 보고는 계책도 소용이 없게 된지라 머리를 수그리고 기운을 잃었다

(自見勢去, 計無所用, 垂頭喪氣). 이무정은 소종을 주전충에게 인도하고, 한전회 등의 목을 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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