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문자향서권기ㅣ文字香書卷氣

갓바위 2022. 5. 26. 08:41

 

○ 문자의 향기와 서책의 기운, 고결한 품격
○ 文(글월 문) 字(글자 자) 香(향기 향) 書(글 서) 卷(책 권) 氣(기운 기) 
 
쓴 글에서는 문자의 향기(文字香)가 느껴지고 마주 대하면 책의 기운(書卷氣)이 풍긴다.

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 경지에 도달할까. 이 말을 처음 쓴 사람이

秋史(추사) 金正喜(김정희, 1786~1856)라면 절로 수긍이 간다.

 

조선 후기 실학의 대표로 茶山(다산)을 꼽는다면 문화예술계의

대표인물로는 秋史體(추사체)로 이름난 추사를 앞세우는 사람이 많다.

 

그는 친구에 쓴 편지에서 ‘나는 평생 열 개의 벼루를 밑창 내고,

천 자루의 붓을 몽당붓으로 만들었다’고 했을 정도니 말이다.

 

그만큼 글을 많이 썼지만 가슴 속에 만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 넘쳐서 그림과 글씨가 된다고 했다. 
 
추사는 어려서부터 서도에 천재적인 예술성을 인정받아 이름을 떨쳤다.

淸(청)나라에 가서 명유들과 교유하고, 금석학의 대가 翁方綱(옹방강, 1733~1818)의

가르침을 받고서 독창적인 서체를 완성하게 된 것이 추사체라 한다.

 

하지만 이후 옥사에 연루되어 1840년부터 9년간 제주에,

1851년에는 北靑(북청)으로 유배되는 등 불행이 잇따랐다.

 

기생에게서 난 서자인 商佑(상우, 1817~1884)에게 보낸 편지는

제주도에 있을 때 썼는데 여기에 글의 향기란 글귀가 사용됐다.

 

본부인에게서 아들이 없었던 추사는 아버지처럼 글씨를 쓰고

난을 그리고 싶어 했던 상우에게 유달리 자세하게 가르친다.  
 
‘阮堂全集(완당전집)에 실린 ’‘아들 우에게(與佑兒/ 여우아)’란 글의 서두를 보자.

‘난 치는 법은 예서와 가장 가까우니 반드시

문자의 향기와 책의 기운을 갖춘 다음에야 얻을 수 있다.

 

또한 난 치는 법은 그림 그리는 법칙대로 하는 것을 가장 꺼리는 것이니,

만일 그림 그리는 법칙을 쓰려면 한 번의 붓질도 하지 않는 것이 옳다

 

(蘭法亦與隸近 必有文字香書卷氣然後可得, 且蘭法最忌畵法 若有畵法 一筆不作可也/

난법역여예근 필유문자향서권기연후가득 차난법최기화법 약유화법 일필부작가야).’

 

종 隷(례)를 쓰는 隸書(예서)는 篆書(전서)보다 간략하고 楷書(해서)에

가까운 서체로 노예도 쉽게 알도록 한 글씨체라는 데서 나왔다고 한다. 

'고사 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각골통한ㅣ刻骨痛恨  (0) 2022.05.27
일심삼관ㅣ一心三觀  (0) 2022.05.26
무재칠시ㅣ無材七施  (0) 2022.05.25
철면피ㅣ鐵面皮  (0) 2022.05.24
계포일낙ㅣ季布一諾  (0) 2022.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