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갓바위 2022. 6. 30. 08:23

 

어떤 어부가 성에 들어갔다가 누각에 앉아 있는 공주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날 이후 어부는 공주를 잊지 못해 음식도 먹지 못하고 시름시름 앓았다.

어부의 어미가 아들에게 이유를 묻자 그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얼마 전 성에 들어갔다가 아름다운 여인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공주라고 하더군요.

그날 이후 저는 그 여인을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그 여인과 짝이 되지 못할 바에는 살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아들이 상사병에 걸린 것을 안 어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너는 천한 몸이요, 공주는 귀한 신분이니 어찌 짝이 될 수 있단 말이냐?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거라."

 

"그 여인을 보지 못하면 한시도 살 수 없습니다. 차라리 죽겠습니다."

어부는 자리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부는 몸이 마르고 눈이 패여 마치 산송장이나 다름없었다.

 

이를 보다 못 한 어머니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궁궐로 향했다.

그녀는 푸짐한 고기와 음식을 공주에게 바쳤다. 이상하게 여긴 공주가 물었다.

"내게 부탁할 것이라도 있나요?'

 

그제야 어머니는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실은 제게 외아들이 있는데 공주님을 사모하다가 상사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습니다.

부디 외아들의 목숨를 건져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죠?' "한 번만 만나주시면 됩니다."

공주는 어머니의 마음을 안타까이 여겨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럼 아들에게 보름달이 뜨는 날 사당 뒤로 오라고 하세요.

나는 사당에 간다는 핑계를 대고 궁궐을 빠져나가겠어요."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와 이 기쁜 사실을 아들에게 일러주었다.

마침내 약속한 날이 되자 어부는 목욕을 하고

새 옷을 갈아입은 후 부지런히 사당으로 향했다.

 

공주 역시 왕에게 사당에 복을 빌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사당 앞에 이른 공주는 시녀들을 모두 물러가게 하고 혼자 사당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만나기로 한 어부는 너무 일찍 사당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림이 계속되자 그는 긴장한 나머지 안절부절못하다가 결국 사당 안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공주가 사당 안으로 들어서자 어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공주는 하는수 없이 자신이 왔다갔다는 표시로 어부 곁에 목걸이 하나를 남겨두고 사당을 나왔다.

 

어부는 공주가 떠난 뒤에야 잠에서 깨어났다.

사방을 살펴보니 곁에 목걸이 한 개가 놓여 있었다.

그는 급히 밖으로 나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공주님이 오지 않았습니까?" "아까 왔다가셨지요."

그 말을 들은 어부는 후회와 자책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출전 : <<대지도론>>권 14 . 24 / <<경률이상>> 권34

그는 매일 오는 것이 아니다.

아주 잠깐 동안 우리를 시험하고는 곧 떠나버린다.

때문에 한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면 영영 만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그가 방문할 때를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신神은 항상 준비하고 있는 자에게만 찾아오는 것이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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