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할 일 없는 귀신

갓바위 2022. 7. 1. 07:59

아주 게으른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가 길을 걷다 보니 길가에 앉아 이상한 동물을 파는 상인이 있었다.

게으른 사람이 상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정말 이상하게 생긴짐승이구려, 도대체 무엇이요?"

"이것은 귀신입니다."

게으른 사내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얼마입니까?" "2백 냥입니다."

"아니, 이 귀신이 무슨 가치가 있기에 그렇게 비쌉니까?"

"이 귀신은 아주 솜씨가 좋아서 못하는 일이 없습니다.

하루 동안 백 사람이 할 일을 해치우지요."

 

게으른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꿀꺽 침을 삼켰다.

만일 귀신이 백 사람의 몫을 해낸다면 200냥은 결코 비싼 것이 아니었다.

"그럼 내가 사겠소." 상인이 게으른 사람에게 말했다.

 

"다만 이 귀신에게는 한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이 귀신을 사가려면 반드시 단점을 막아야 합니다."

"그게 무었입니까?"

 

"귀신에게 일을 시킬 때는 결코 멈추거나 쉬게 해서는 안됩니다.

만약 할 일이 없으면, 무엇이든 스스로 일을 만들지요."

"그런 건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집에는 할 일이 태산 같으니까요.

결코 쉬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게으른 사내는 상인에게 돈을 치르고 귀신을 데려왔다.

농사일을 시키자 귀신은 하루 만에 모든 일을 끝냈다.

게으른 사내는 귀신에게 땔감을 베어오게 하고,

집을 짓고, 방아를 찧고, 밥을 짓게 하였다.

 

얼마 안 가 게으른 사내에게 객지를 다녀와야 할 일이 생겼다.

그런데 그는 깜빡 잊고 귀신에게 해야 할 일들을 말해주지 않았다.

이윽고 하루가 지나자 귀신을 할 일이 없었다.

 

그러자 귀신은 그동안 지었던 집을 부수고,

밭에 불을 질렀으며, 가재도구를 모두 부수었다.

그래도 할 일을 찾지 못한 귀신은 아이까지 잡아다 가마 속에다 넣고 삶아버렸다.

 

*출전 : <<경률이상>>권 44

쉽게 굴러들어온 행운은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다.

모래 한 줌이 흘러내리면 모래 위에 지은 집은 한순간에 허물어진다,

흙을 다지고 튼튼한 기둥을 세워 지은 집만이 거센 폭풍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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