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남의 소를 세다

갓바위 2022. 7. 3. 08:35

옛날 어떤 마을에 소를 먹이는 농부가 있었다.

그 이웃집에도 소 먹이는 사람이 있었는데, 소의 숫자가 훨씬 많았다.

어느 날 농부는 이웃집에 놀러 갔다가 들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수백 마리의 소를 보았다.

그 모습을 보자 농부는 무척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저 소가 모두 내 것이었으면......"

이튿날 부터 그는 자신의 소는 돌보지 않고, 들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이웃집 소만 바라보았다.

농부는 곧 이웃집 소들이 자신의 소유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이렇게 마음먹었다.

 

"어차피 들에 뛰노는 것이니 내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의 소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직 들에 나가 이웃집 소의 숫자를 세며 즐거워했다.

"참 많기도 하지. 나는 이제 부자가 아닌가?"

 

농부가 매일 들에 나가 남의 소만 세고 있자 자신의 소는 하나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가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 맹수에게 잡아 먹히기도 하고,

혹은 들에서 길을 잃어 그 수가 날로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농부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남의 소를 세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 출전 : <,출요경>> 권6 <방일품>

<<열자列子>> <설부> 편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넓적한 나무판을 주었다.

그 나무판에는 어떤 부자의 재산목록이 상세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는 나무판을 몰래 감추어두고 하루종일 거기에 새겨진 재산목록을 계산하면서 즐거워했다.

 

그 모습을 본 이웃사람이 물었다.

"나무판에 무엇이 씌어 있기에 그리 즐거워하시오?"

나무판을 주운 사람은 몹시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내가 부자가 되는 것도 이젠 시간문제입니다."

스스로를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남의 떡이 커 보이게 마련이다.

뜻을 세웠다면 먼저 제 몸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일지라도 자신을 다루지 못한다면 결코 남을 다룰 수 없다.

남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라.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卍 불교 교리 강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는 것이 병  (0) 2022.07.04
운 좋은 공처가  (0) 2022.07.03
할 일 없는 귀신  (0) 2022.07.0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0) 2022.06.30
들어갔다면 나올 곳부터 생각하라  (0) 2022.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