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운 좋은 공처가

갓바위 2022. 7. 3. 08:39

어떤 나라가 이웃나라의 침략을 받았다. 그러자 나라에서는 열다섯 살 이상

예순 살 이하의 모든 남자를 징병하여 전쟁터로 보냈다.

베틀로 옷감을 짜는 사람이 있었는데 나이가 이미 예순 살에 가까웠다.

 

그에게는 젊고 예쁜 아내가 있었지만, 그녀는 늘 남편을 업신여겼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를 사랑했기 때문에 항상 비위를 맞추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도 전쟁터에 나가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던 그는 아내에게 이별을 고하며 말했다.

 

"나라가 전쟁에 휩싸였으니 나도 전쟁터로 나가야 하오. 그러니 무기와 양식을 준비해주시오."

아내는 곡식 서 말을 그릇에 담고, 옷감을 짤 때 사용하는

열다섯 자 크기의 베틀 북을 남편 앞에 내놓으며 말했다.

 

"준비가 되었으니 어서 전쟁터로 가십시오. 만약 곡식 담는 그릇을 깨뜨리거나

옷감을 짜는 베틀 북을 잃어버린다면 다시는 저를 보지 못할 것입니다."

남편은 결코 그릇과 베틀 북을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전쟁터로 떠났다.

이제 몸을 다치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릇과 베틀 북을 무사히 집에 가져가는 것뿐이었다.

만약 두 가지 물건을 잃는다면 아름다운 아내를 잃어버릴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었다.

적군과 마주친 그는 열심히 싸움에 임했다.

그러나 점차 아군이 불리해지자 군사들은 모두 도망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그릇과 베틀 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끝까지 적군과 맞서 싸웠다.

그릇을 방패로 삼고 베틀 북을 무기로 삼아 닥치는 대로 휘두르며 앞으로 전진했다.

그의 맹렬한 공격에 놀란 적군은 이내 퇴각하고 말았다.

 

이로 말미암아 아군은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가 전쟁터에서 돌아오자 왕은 그에게 큰 상을 내리며 물었다.

"그대는 어떻게 혼자의 힘으로 적군을 물리칠 수가 있었는가?'

 

그는 정직하게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싸움을 잘하지 못합니다. 다만 집을 떠날 때 아내가 두 가지

물건을 주며 그것을 잃어버리면 집을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두 가지 물건을 잃을까봐 죽을 힘을 다해 지킨 것뿐입니다."

 

*출전 : <<잡비유경>>(후한록 본) 하 . 16

전쟁은 명분 싸움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명분 있는 전쟁은 없고, 의로운 전쟁도 없다.

병사의 명분은 오직 나와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것뿐이다.

 

가장 절실한 것, 가장 사랑하는 것을 지키는 것만큼 확실한 명분은 없다.

나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나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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