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애심 무애행
마음이 아프더냐?
그러나 좋은 일도 그른 일도 다 지나갈 것이다.
삶이란 나도 모르게 지은 대가를 치르며 사는 것.
그래서 내 앞에 나타난 업연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것이다.
평소에 일어나는 걱정 근심은 지금보다
더 큰 걱정 근심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고통과 괴로움은 대체로 비슷할 것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각기 다른 관점에 의해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는 차이가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돈이 없어서 큰 고통을 느끼는 반면, 어떤 사람은 돈보다
몸이 아파서 고통을 느끼며, 또 어떤 사람은 자존심이 상하여
고통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하고 싶은 것을 못하여 고통을 느낍니다.
돈이 많으면 많은 대로, 건강하면 건강한 대로,
자존심을 채우면 채우는 대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 다 하는 대로,
이 모든 것을 다 채운다 하더라도, 설사 걱정할 이유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이 완벽하다 할지라도
또 다른 욕심에 의해 걱정 근심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동안 누누이 설명했듯이 감정의 마음이란 상대적인 것이어서
일단 생겨난 것은 생각이든 감정이든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고,
성주괴공을 비껴갈 수 없으며, 생주이멸를 넘을 수가 없으므로 해가 뜨면
반드시 지듯이, 들어온 밀물은 반드시 썰물이 되어 나가듯이,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좋은 감정을 느꼈다면 반드시 슬프고 괴롭고 불행한
나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 마음의 모습이고 인과의 법칙입니다.
그러므로 극락과 천당에서도 고락의 업연을 피할 수가 없고,
지옥이라 하더라도 나쁜 것만 계속 이어지지는 않는 것입니다.
때문에 해가 뜨고 밀물이 들어오듯이,
고락의 업에 의해 기쁘고 즐겁고 기분 좋은 인과의 때가 되면,
사업이 성공하거나 시험에 합격하거나,
하다못해 길을 가다 금덩이를 줍게 되거나, 불치병을 고치거나
승진을 하거나 시합에서 이기거나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등등의
좋은 일이 생기게 되는 반면, 반대로 해가 지듯이 썰물이 되어 나가듯이,
고락의 업에 의해 슬프고 괴롭고 기분 나쁜 인과의 때가 되면,
사업에 실패하거나 시험에 낙방하거나, 하다못해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다치거나 불치병에 걸려 죽게 되거나, 승진에서 밀려나거나
시합에서 지거나 나쁜 사람을 만나거나 등등의 나쁜 일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과의 과보에 의해 고통과 괴로움을 당하지 않으려면,좋은 일을
좋게 느끼지 않고, 나쁜 일을 나쁘게 느끼지 않는, 분별심이 사라진 중도의 마음으
로 고락의 업을 받지 않아야 하는데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함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어느 때든 어떤 곳에서든, 항상 인과의 업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고락의 감정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하고,
늘 인과라는 화두를 놓지 말고 감정을 살펴야 합니다.
그리하여 더 이상의 고락의 업이 생기지 않아야 극락도 사라지고
지옥도 사라지고, 나고 죽는 좋고 나쁜, 즐겁고 괴로운 분별심이 생기지 않게 되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평안하고 편안한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무애심과
무애행으로 항상 여여한 중도의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인과를 잊지 않고 마음이 깨어 있어야 하는데, 본능에 따른
감정에만 휩쓸리지 말고 항상 정신을 바짝 차려서 내가 지금 욕심을
내고 있지는 않은지, 화를 내고 있지는 않은지, 싫고 좋은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는지, 상대에 대해 일일이 집착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어떤 것에 감정이 꽂혀 있지는 않은지, 늘 자신의 감정을 살펴야 합니다.
왜냐하면 눈곱만치의 감정이 생겨나더라도 그 과보로 인해 괴롭고
고통스러운 일이 또 생기기 때문이니 이런 모습도 있구나 저런 모습도 있구나
하고 있는 그대로를 보고 받아들일 줄 아는 습을 길러야
더 이상의 나쁜 일이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분별없는 여여한 중도심을 가지려면 우선 기도로서
감정을 달래고, 참선으로서 인과의 화두를 챙기며, 보시로서
집착심을 여의고, 정진으로서 마음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진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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