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 행복한가

남들이 찾지 않는 길을 걷는다는 것

갓바위 2024. 4. 29. 19:57

 

 

남들이 찾지 않는 길을 걷는다는 것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볼 수는 없어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덤불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쪽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어쩌면 더 나은 듯도 했지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했지만,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는 듯했으니까요. 그 날 아침 두 길은

모두 아직 발자국에 더럽혀지지 않은 낙엽에 덮여 있었습니다.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봐야겠다.’ 생각했지요. 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리라 알고 있었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이는 미국 자연주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걸어보지 못한 길> 입니다.

프로스트는 무욕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평생을 시골에서 보내며

자연으로부터 삶을 배웠고 그것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그에게 있어 자연은 철학자였으며, 인생이자 소망 그리고 생의 원천이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삶을 사는 동안 그가 깨달은 것은 '욕심을 버리고

자연과 삶에 순응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삶을 가치 있고

소중하게 여기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 것입니다.

그의 이런 사상은 〈걸어보지 못한 길) 2연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쪽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어쩌면 더 나은 듯도 했지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했지만,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는 듯했으니까요.

 

프로스트가 추구하는 삶의 길은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는

듯'한 길입니다. 풀이 무성하다는 것은 사람의 발길이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고,

설령 발길이 미쳤다 해도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아 흔적이 남지 않은 길입니다.

 

이런 길은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입니다. 때문에 가시도 있을 것이고,

돌부리가 깊은 큰 돌도 있을 것이고, 전갈이나 뱀과 같은 독을 지닌 곤충이나

동물이 있어 위험한 길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하고 고르게

잘 닦여진 길로 가기를 소망합니다. 그런데도 프로스트는 풀이 무성하고

거친 길을 택하는, 어쩌면 무모하고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풀이 무성한 길은 어떤 길일까요? 그 길은 실리를 좇는 길도 아니고,

명예로운 길도 아니고, 이익을 좇아가는 길도 아닙니다. 그 길은 다른

사람에게는 보잘 것 없지만 자신에게 있어서만큼은, 온 삶을 내던져

후회 없는 삶을 보낼 수 있는 은혜로운 길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단돈 만원이 있어도 "어, 아직까지도 만원이나 남았네."하고

말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은 "어, 겨우 만원밖에 안 남았잖아!"라고

말합니다. 어떤 정황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데 그 인식의

관점을 어디다 두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삶의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독이 있는 버섯은 모양새가 예쁘고 색깔 또한 화려합니다.

모양새가 예쁘고 화려한 것에 무서운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이런 길을 찾아간다는 것에 있습니다.

프로스트는 이를 경계하라는 의미를 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남들이 찾지 않는 길을 걸어감으로 해서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고, 조롱거리가

된 사람들 중에는 인류 역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은 사람들이 잘 가지 않거나

찾지 않는 길을 택해 걸어감으로써 많은 시련과 역경,

또 그로 인한 고뇌와 번민으로 수도 없이 좌절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완전한 절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에 희망을 갖고,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자신이 택한 길이 옳았음을 증명해 보였던 것입니다.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분명히 알고 가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확고한 의지와 분명하고도 정확한 자신만의

삶을 좇아가는 기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에게는 비로소 맞이할 수 있는 행복한 미소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출처처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