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의 역활
일견 현대인은 물질적 풍요를 마음껏 누리며 살아가는 듯하다.
하지만 작은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구매욕구에 이성을
잃어 가는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하다. 지구 오염과 자원 고갈을
경고하지만 이를 자신의 일로 생각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보이고 있다.
더 바르게 더 넓게 더 많이 더 크고 대규모로 욕망과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급속하게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리하여 남보다 먼저 변화를 창출하고 그 변화에 적응하는
경쟁력에 삶을 빼앗겨 버린 전도된 삶을 살고 있다.
영훤한 자유와 영원한 행복을 찾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그때
그때의 현안에 뒤지지 않으려는 경쟁으로 불안정한 하루하루의 연속이다.
그로 인한 정신적 황폐는 천박한 개인주의로 나타나,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보다 자신의 위주로 판단하고 사회를 불신하는 인간성 상실로 이어진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정치, 문화, 예술, 과학 등 모든 부분의 가치를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여 가늠하고, 더 편리하고 더 좋은 물질적 환경에 도취되어
인간의 욕구에 스스로의 목숨을 바치는 어리석음을 경계할 일이다.
우주와 역사를 통틀어 보는 총체적 가치관의 제공을 종교에서 시작하여야 한다.
종교가 종교인들의 삶과 동떨어진 별개일 수 없다. 종교의 기치를 내걸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제 삶의 모습, 그것이 그 시대 그대로의 종교의 모습이다.
한 사회의 정신적, 도덕적 수준은 종교인들이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성직자들의 역활이 관건이다. 전통적 의식이나
제도만을 고집하거나, 반이성주의나 신비주의를 내세워 이 시대의 문제를
도외시하는 것도 인류가 안고 있는 숱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자기 종교의 세력을 양적으로 키우는 것만을 지상목표로 삼는 가치관은
사회적으로 위험하기까지 하다. 종교인이 담당해야 할 역활과 올바른
가치관을 다시금 새겨 보는 새해가 되길 기대한다.
종교인들이 상대의 종교를 인정하고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사회의 다툼과 갈등도 줄어 함께하는 민주주의는 꽃이 피게 될 것이다.
길 누군가와 함께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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