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명부에 쌓인 잡아먹은 닭의 뼈를 보다
청나라 때 사천 사람으로 양림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자는 회미이다.
순치 13년에 절강성의 임안 현령이 되어
현령 노릇은 잘하였으나 닭고기를 즐겨서 많이 잡아먹었다.
강희 16년 어느 날 꿈에 명부(冥府)에 가서 뼈가 산처럼 쌓인 것을 보았다.
곁의 사람이 말하기를, “이것은 네가 먹은 닭의 뼈이다.
너는 이다음에 여기에 들어와서 죄보를 받을 것이지만 아직 죄업이
좀 남았으니 닭 마흔일곱 마리를 더 먹고야 들어오게 되리라”고 하였다.
양림이 깨고 나니 의심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여 닭 한 마리를
사흘에 먹기로 하였으나, 양에 차지 아니하여 한 마리를 이틀씩 먹었고,
뒤에는 전과 같이 먹어서 마흔일곱 마리를 먹었더니 문득 병이 나서 하룻밤을
지나고 죽었는데, 잡아먹은 닭의 수효가 명부에서 들은 말과 같았다.
마흔일곱 마리는 양림이 죽을 때까지 더 먹을 수효를 명부에서
미리 알고 말한 것이고, 잡아 먹혀야 할 닭이 더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꿈을 깬 후에 다시 닭은 먹지 않고, 닭 먹은 죄업을 성심으로
참회하였더라면 혹시나 죄가 경감되고 목숨이 길어졌을지도 모른다.
‘방생, 살생 현보록’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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