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4 8

소원 우체통

소원 우체통 옥구슬을 풀어놓은 듯 청명한 하늘이 올려다보이는 길가에 우두커니서있는 소원 우체통에 오늘은 어떤 사연이 담겨 있나 열어보기로 했습니다 우체통을 열어 혼자 뒹굴고 있는 편지 한 통을 꺼내어한참을 읽어 내려가던 우편집배원은 그 편지를 가방에 넣어두고는지나는 바람을 따라 멀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해와 달이 오고 가던 어느 날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그…. 누구요? 문은 열려있으니 열고 들오슈“낯선 얼굴에 누군가하고 눈동자를 네모로 치켜세우던 할머니는남자가 입고 있는 옷을 보더니 금방 웃음을 매답니다 “우리 집에 편지가 와쓔?” “네,,” 로 시작된 남자의 말과할머니의 이야기가 한참이나 오고 가더니 할머니는 가을볕에여물어가는 벼들처럼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별…. 달…. 이 지나간 ..

이만 오천원의 우정

이만 오천원의 우정 한 친구가 결혼을 했습니다.결혼식 날 친구들이 많이 참석 했습니다.헌데 그 중 한 친구가 축의금으로 2만 5천원을 냈습니다. 신랑되는 이가 기분이 언짢아서 그 친구에게 야~ 임마 차라리 오질 말든지 2만 5천원이 뭐냐? 하며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그 친구는 고개를 숙이며 피로연에 참석도 하지 않고 그냥 가 버렸죠. 신랑은 그 뒤 영 마음이 개운치 않아서 친구들과 술자리를 마련 했으나그 친구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며칠 후 다른 친구의 도움으로 그 친구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친구가 일하는 곳은 뜻밖에도 초등학교 앞에서 붕어빵을 만들어 팔고 있었지요.깜짝 놀라서 너 여기서 뭐해? 라고 물으니 여기까지 뭐 하러 왔어? 하며반기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그 동안의 경황 얘기를 ..

나는 내가 아닙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아내 앞에서 나는 나를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아내의 남편입니다.명세서만 적힌 돈 없는 월급 봉투를 아내에게 내밀며 '내 능력 부족으로당신을 고생시킨다'고 말하며 겸연쩍어하는 아내의 무능력한 남편입니다. 세 아이의 엄마로 힘들어하는 아내의 가사일을 도우며 내 피곤함을 감춥니다.그래도 함께 살아주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나는 내가 아닙니다. 나는 아내의 말을 잘 듣는 착한 남편입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아이들 앞에서 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요것 조것 조잘대는 막내의 물음에 만사를 제쳐놓고 대답부터 해야하고,이제는 중학생이 된 큰놈들 때문에 뉴스 볼륨도 숨 죽이며 들어야합니다. 막내는 눈 높이에 맞춰 놀이 동산도 가고.큰놈들..

늦겨울, 몸과 마음의 면역 100% 채우는 법

늦겨울, 몸과 마음의 면역 100% 채우는 법 2월은 겨울과 봄, 계절의 경계에 서 있는 달이죠.겨울의 찬 기운이 여전히 옷깃을 스칠 만큼 남아 있지만,어떤 날은 햇살 속에서 은근한 봄의 냄새가 느껴지기도 하죠. 그래서인지 우리는 이 시기만 되면 묘한 공허함과 기대감을 동시에 품게 됩니다.끝나가는 계절과 다가오는 계절이 맞닿는 이 순간은,몸과 마음 한쪽이 조금 비어 있는 듯한 허전함을 만들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기야말로 스스로를 다시 채워 넣기 가장 좋은 계절일지도모릅니다. 겨울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천천히 내 안의 체온을 회복하고,마음의 면역력을 단단히 기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늦겨울의 몸은 대체로 무겁습니다. 오랫동안 실내에 머물고,차가운 공기를 피하려고 움츠렸던 몸은 유난히 피..

느슨해서 더 소중한 것들의 가치

느슨해서 더 소중한 것들의 가치 우리를 흐뭇하게 하는 순간들"요즘 시대의 가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사람들은 으레 돈, 성공, 속도, 효율 같은 단어들을 떠올립니다. 세상은 쉼 없이 우리에게 "이것이 진짜 가치다!"라고외치며 끊임없이 경쟁과 성과를 요구하지요.마치 인생이 톱니바퀴처럼 촘촘히 짜인 생산 과정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다 숨 가쁘게 달리다 보면, 문득 "내가 지금 뭘 위해 이렇게 뛰고 있나?이성공이 정말 나를행복하게 하는가?" 하는 깊은 허무함이 밀려올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진정한 만족감은 통장 잔고의 숫자가 아니라, 마음의 여백에서 온다는 것을요.하지만 시대의 분위기에 휩쓸려 그 여백을 쉽게 허락하지 못합니다. 사실, 우리를 진정으로 흐뭇하게 하고 삶을 풍..

거절당하는 것

거절당하는 것 전자제품 판매장에서 한 손님이 TV를 고르고 있었습니다.판매원은 손님에게 성심성의껏 여러 제품의TV의 장점과 기능을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판매원의 설명을 다 들은 손님은좀 더 알아보겠다는 말만 남긴 채 매장을 그냥 나섰습니다.제법 긴 시간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갔지만판매원은 낙담하지 않고 다시 환한 표정으로 일했습니다. 헛수고한 판매원을 위로하려던 다른 직원들은 그 모습에 의아해 물었습니다.“저렇게 설명만 잔뜩 듣고 그냥 가버렸는데 뭐가 그렇게 기뻐서 웃고 있어요?”“그냥 가버린 저 손님 덕분에 저는 이제 곧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거예요.” 웃으며 말하는 판매원의 말에 다른 직원들은 더욱 영문을 알 수 없다는표정을 지었습니다. 판매원은 여전히 싱글벙글 웃으며 계속 말했습니다. “내가..

어머니의 감사

어머니의 감사 저희 어머니는 혼자 살고 계십니다.허리와 다리가 아파서 거동이 불편하신데도,제가 하는 일에 혹시라도 불편함을 주실까 봐극구 혼자 사는 것이 편하시다면서 홀로 지내고 계십니다. 그런 어머니가 매번 걱정되지만,저는 작은 교회 목사로 있다 보니 신경 쓸 것이 많아서일주일에 한 번 정도밖에 찾아뵙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뵙고 갈 때마다 어머니는 저를 보고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아범아, 밥 먹고 가라.” 매번 하는 말씀인지라 거절할 때가 많았습니다. 사실 저는 이미 밥을 먹고 나오기도 했지만,세월이 흘러 이제 오십 대 중반이 훌쩍 넘은 저로서는 어느덧 어머니의밥상보다 아내의 밥상이 입에 잘 맞기에 거절하곤 했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의 집에서 밥을 먹고 나오는데,어머니가 혼잣말로 ‘감사합니다’..

곶자왈의 온도

곶자왈의 온도 제주도 전체 면적의 6.1%를 차지하는 ‘곶자왈’은나무와 덩굴이 마구 엉클어진 신비로운 숲입니다. 제주 고유어로 숲을 뜻하는 ‘곶’과 덤불을 뜻하는 ‘자왈’이 합쳐진이름처럼 겉보기에는 그저 거친 수풀들이 뒤엉킨 모습입니다. 곶자왈 지대는 평균 10m 이상 용암류가쌓여 있는 지대로 매우 독특한 기후를 만드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 숲은 1년 365일. 여름에는 약 21도 겨울에는 약 12도의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습도는 적당한 상태를 유지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밖이 아무리 매서운 추위에 얼어붙거나숨 막히는 폭염에 시달려도 숲 속의 공기만큼은자기만의 온도를 잃지 않은 채 묵묵히 머물러 있습니다. 그 비결은 땅속에 촘촘히 뚫려 있는 ‘숨골’이라는 동굴들에 있기 때문입니다.비가 쏟아지면 물을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