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청백리로-마포署 송학종 경정
37년 청백리로.. "경찰 아들·딸 내 뒤 따를 것"
서울 마포署 송학종 경정 훈장 받으며 아름다운 퇴직
"37년 경찰 생활 끝에 남은 것은 경찰 조합 아파트 한 칸과
퇴직금뿐이지만 무탈하게 퇴직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지난 2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송학종(60) 경정이
퇴임식을 마치고 아버지의 뒤를 따라
경찰이 된 송아영(33·여) 경장, 송승수(30) 경위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마포경찰서 제공
서울 마포경찰서 송학종(60) 경정이 지난달 30일부로
정년퇴임했다. 송 경정은 주변에서 들어오는 청탁을
받지 않아 융통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
청백리' 정신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경정은 '청렴한 경찰'이라는 평가에 대해서 "
일단 청탁을 거절하기 시작하면 주변에서 알아서
부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시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들이나 재계 인사들은 경찰서에 오면
일단 봉투를 꺼내놓고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는 경찰을
무서워하기 때문이 아니라 경찰을 무시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경찰 조직 내 윗선에서
내려오는 민원에 대해서는 덮어놓고 안 된다고 하기보다는
'알아보겠다'고 하고 시간이 흐른 뒤 '알아봤지만 어쩔 수 없다
'라고 설득해 나가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송 경정은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고 풍족하게 살지 못해
늘 가족에게 미안했지만 아들과 딸이 모두 아빠의 뒤를 이어
경찰관이 돼 줘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남대문 경찰서 정보계장, 마포경찰서
경비과장 등 굵직한 보직을 수행하면서도 사고나
잡음이 전혀 없었던 송 경정은 '녹조근정훈장'을 받고
명예롭게 경찰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마포경찰서 위득량 서장은 "업무 수행에서 작은 실수나
견책 하나만 있어도 훈장은 받을 수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마포서에서 열린 그의 퇴임식에는 딸 송아영(33)
경장과 아들 송승수(30) 경위가 제복을 입고 참석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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