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설니홍조(雪泥鴻爪)

갓바위 2018. 7. 26. 08:25
 설니홍조(雪泥鴻爪)

설니홍조(雪泥鴻爪)  - 
눈 위에 난 기러기의 발자국. 
눈이 녹으면 없어지는 인생의 무상 
[눈 설(雨/3) 진흙 니(氵/5) 
기러기 홍(鳥/6) 손톱 조(爪/0)] 
인생이 길다고 한 말은 어디에
서나 들은 적이 없을 것이다. ‘
인생은 행복한 자에게는 
너무나 짧고, 불행한 자에게는 
너무나 길다’고 한 영국 
격언만 제외하고 말이다. 
생활이 지겹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이고, 
형편이 나아진 이후로는 
길다고 여기지 않는다. 
이렇게 짧은 인생을 덧없다고 
여기고, 욕심껏 이룬 부귀와 
영화도 부질없다고 깨우치는 
성어는 셀 수 없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南柯一夢(남가일몽)
과 같이 꿈 이야기만 해도 
羅浮之夢(나부지몽), 
盧生之夢(노생지몽), 
役夫之夢(역부지몽), 一
場春夢(일장춘몽), 
黃粱之夢(황량지몽)이 있다. 
꿈 이야기 말고 대조적인 
비유로 나타낸 성어도 제법 된다. 
인생이 풀끝에 맺힌 이슬처럼 
덧없고 허무하다는 속담 ‘
풀끝의 이슬’과 똑 같은 것이 
人生如朝露(인생여조로)이다. 
바람에 깜박이는 등불과 같다는 
人生如風燈(인생여풍등)도 같은 뜻이다. 
여기에 눈이나 진흙 위(雪泥)에 난 
기러기의 발자국(鴻爪)이란 멋진 
표현도 인생의 자취가 눈이 
녹으면 사라지는 무상을 나타냈다. 
중국 北宋(북송)의 문호 蘇軾
(소식, 1036~1101)의 시에서 나왔다. 
東坡(동파)란 호로 더 잘 알려진 
소식은 부친 蘇洵(소순)과 
아우 蘇轍(소철)과 함께 
三蘇(삼소)로 불렸다. 
서정적인 것이 많은 唐詩(당시)에 
비해 철학적인 요소가 짙은 
시가 많다는 평을 듣는다. 
소식이 동생 소철에게 보낸 시 
‘和子由澠池懷舊(화자유면지회구)’
에 성어 구절이 들어 있다. 
子由(자유)는 소철의 자,
 澠池(면지)는 河南省(하남성)에 
있는 지명이라 한다. 
澠은 고을이름 면. 앞  부분만 보자. ‘
인생은 여기저기 떠도는 것 
무엇과 같을까, 
기러기가 눈 내린 진흙 벌을 
밟아놓은 것 같으니
(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踏雪泥/ 
인생도처지하사 응사비홍답설니), 
우연히 진흙 위에
 발자국은 남겼지만, 
기러기는 동서 어디로
 날았는지 어떻게 알랴
(泥上偶然留指爪 鴻飛那復計東西/ 
니상우연류지조 홍비나부계동서).’ 
기러기 발자국은 흔적도 없고, 
그것을 남긴 기러기도
 어디로 사라졌는지 
참으로 무상하다. 
사람도 기러기와 다를 바 없다. 
부와 명예를 위해 아등바등하고 
그것을 이뤘다고 해도 
오래 가지 않는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모든 근심을 안고 
나라의 문제점을 고치려 
의욕을 보이지만 세력이 
바뀌면 뒤집어진다. 
자신은 영원할 줄 알고 먼 장래의 
일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공 : 안병화
(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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