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화목의 비결

갓바위 2021. 3. 13. 09:10

 

어느 산골에 인가가 두 채 있었다.

한 집는 가족이 일곱 명이 사는데 서로 화목하여 말다툼 한 번

하는 일도 없이 항상 웃는 얼굴로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또 한 집은 그 반대로 단 세 식구가 살면서도 하루도 다투지 않는 때가 없이

서로 불화하여 항상 낯을 피지 못하고 괴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세 식구가 사는 집주인이 일곱 식구 사는 집주인을 찾아와서 말하되,

"당신 댁에는 여러 권속이 살면서도 늘 평화로워 보이며

 

말다툼 한 번 하는 것도 듣지 못하겠는데, 우리 집은 권속 셋이 살면서도 날마다 싸움질이오.

서로 원성과 질시로 날을 보내게 되니 참으로 한 이웃에서 살기가 부끄럽습니다.

 

그래 오늘은 어떻게 하면 그와 같이 화목하게 지내는가 그 방법을

알러왔으니 수고스러워도 조금 가르쳐 주십시요." 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 사람이 대답하되,

 

"네, 그것은 별것이 아닙니다. 우리 집에는 나쁜 일 하는 사람들만

모여서 살기 때문에 싸울 일이 없는 것이고 당신 댁에는 무엇이나 잘하는 사람들만

모여서 살기 때문에 서로 싸움이 잦게 되는 것이겠지요."라고 말했다.

 

이 말의 의미를 알아채지 못한 세 식구 사는 집주인은 민망한 듯이 또 말하기를

"그거 참 알 수 없는 말씀입니다. 당신 말대로 일곱 명이 다 나쁜일만 한다면

더욱 싸움이 잦을 듯한 일이데 도리어 화목하다 함은 어떠한 의미인지요."

 

"네, 그 말이 그렇게 어려운 말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우리 집에서는 물 그릇 하나가 엎질러진다든지

무슨 그릇 하나만 깨어졌다 하더라도 여러 권속이 다 각각 '그것은 내가 그랬다,'

 

'아니 내 부주의로 그랬다', 아니, 내가 가져 오랬기 때문이다'라며

서로 서로 잘못된 일, 나쁜일은 자기가 하였다고 말하니

그것을 보면 마치 나쁜 일하는 사람들만 모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잘못된 일이라도

서로 원망하는 법이 없으니 따라서 싸움할 일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 댁에서는 그와 반대로 잘 하는 사람만 모여 무엇이나

잘못된 것은 다른 사람에게 미루고 탓하기 때문에 서로 다투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화로를 엎어버렸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한 사람은 '왜 주의 없이 화로를 엎어뜨렸느냐? 할 것이오,

 

또 한 사람은 '왜 화로를 사람이 다니는 길거리에 놓아 두었느냐?'고 할 것이며,

또 한사람은 '그럼 화로를 사용하지도 말고 방에다 모셔두란 말이나?'하고

 

싸우는 등 하여간 서로 잘못한 것은 저사람이오.

자기는 잘하는 사람이 되려 할것이니,

무슨 일이든지 그렇다면 자연 불평과 싸움을 하지않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 집에서는 서로 다투어가며

나쁜 일은 내가 하였다고 하니까 싸움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 댁에서는 서로 다투어 가며 잘된 일은 내가 하였다고 하고

잘못된 것은 남에게 미루니까 서로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3인 권속의 주인은 그믐 칠야漆夜에

등불을 얻은듯 새 정신이 들며 감탄함을 마지않았다.

 

그리고 솔선 실행하였다. 즉 무슨 일에서나 잘못된 것은

항상 자신이 담당하고 잘된 일은 다른 사람에게 양도함이 전 가족에게 확산되었다.

 

한 예를 들어 어느 날 남편이 우물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치다가

그만 큰 가지를 떨어뜨려서 화독위에 있는 대접을 깨뜨렸다.

 

그런데 남편은 나무 위에서,"아, 저런 나의 부주의로 일을 저질렀구나."

한즉 그 말을 들은 아내는 쫓아오더니,

 

"아니예요. 얼른 치웠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텐데, 그 대접은 제가 깨뜨린 것이외다."

하고 부부가 서로 잘못을 자기에게 지우고 있다.

이 말은 들은 시어머니는 안방에서 나오면서,

 

"아니다. 그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라, 나의 잘못이다.

너희는 여러가지로 바쁜데 그런 것까지 치울 수 있겠느냐?

힘드는 일도 아니니까 이 일 없는 늙은이가 할 것인데

내가 주밀치 못한 탓이니 이 대접은 내가 깨뜨린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로부터는 무슨 일이든지 그와 같이 하여 드디어 화락하고 원만한 가정을 이루었다.

소태산 대종사는 제자들에게,

 

"자기가 어리석은 줄 알면,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지혜를 얻을 것이오.

자기가 지혜 있는 줄만 알고 없는 것을 발견 못하면

지혜 있는 사람이라도 점점 어리석은데로 떨어진다."고 하였다.

 

정산종사는 "자기가 가기를 대우하지 못하나니,

남을 대우함이 자기의 대우가 되며, 자기의 공을 자기가 드러내지 못하나니,

남의공을 잘 드러내어 줌이 자기의 공을 들어냄이 된다"고 하였다.

-인연산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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