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나라 때의 일이다. 어느 해 봄에 등주부
(登州府 지금의 산둥성 지역에 위치)에 온역(지금의 급성 유행병)이 퍼졌다.
관청에서는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온역에 걸린 사람을을 따로 모아
격리 시키는 한편 등주부의 의원들을 불러 환자들을 치료하게 했다.
의원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실패했고
온역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이에 등주부 전체가 위기에 처했지만 중앙정부에서도 등주부로 통하는
길들을 모두 막고 사람들의 왕래를 금하는 것 외에는 달리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등주부 사람들 역시 온역에 걸려 죽음를 기다리거나
질병이 저절로 없어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거리에 한 노인이 나타났다.
이 노인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을 찾아갔다.
자신을 약을 파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노인은 온역을 고치는 약을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하지만 환자들은 선뜻 약을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죽음을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던 환자들이지만
처음 보는 노인이 준 약을 그냥 먹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한 사람이 그 약을 가져와 다 죽어가던 말에게 먹여보았다.
그리고 말이 살아나는 것을 보고 자신도 그 약을 먹었다.
이 사람도 온역에 걸려 있었던 것이었다.
그가 온역에서 치료된 것을 보고 들은 등주부의 온역 환자들은
그제야 모두 노인이 준 약을 먹었다.
이렇게 한 달이 지나자 등주부의 전 지역에서 온역이 사라졌다.
사람들이 온역에서 구해 준 노인을 찾았지만 노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노인에 대한 수수께끼는 지림사智林寺의 우담優曇 법사에 의해 풀렸다.
노인이 아니라 본 모습으로 우담 법사에게 나타난 관세음보살은
온역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그에게 전해 주었다.
그 방법은 곽향藿香이라는 식물을 이용한 것이었다.
우담 법사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등주부 사람들은 우담 법사에게 약초를
전해주던 관세음보살의 모습을 한 법상을 만들어 모시는 방법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관세음 보살상의 손에는 버들가지나 정병 대신에
약초가 들려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시약관음이라고 불렀다.
이 이야기에 알 수 있는 시약관음의 모습은 서서 약초를 건네주는 형상이다
그런데 시약관음의 이런 모습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지금 알려져 있는 시약관음의 전형적인 모습은 오른손을 뺨에 대고,
왼손을 무릎에 올려놓은 형상이다. 즉 최초의 입상이 좌상으로 변한것이다.
또 왼손에는 곽향이라는 약초 대신에 연꽃이 들려 있다.
중략
하지만 화백이 그린 시약관음도의 관세음보살은 전형적인 모습과 약간 다르다,
관세음보살이 앉아서 오른손을 뺨에 대고 있는 점은 같다.
하지만 왼손은 무릎 위에 올려져 있지 않고 땅을 짚는데 사용되고 있다.
또 왼손에 연꽃도 없다. 대신에 관세음보살은 지긋이 연꽃을 바라보고있다.
연꽃이 전염병을 치료하는 약재라고 한다면 한 송이를 들고 있는 것보다
이렇게 연꽃들을 바라보는 것이 더욱 강력한 중생구제의 메세지를 준다고 볼 수 있다.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하늘이 노랗게 표현되어 있다는 것이다.
당나라 때 온역에 걸려 죽어가던 사람들에게는 하늘이 노랗게 보이지 않았을까?
그들이 곽향을 활용한 약으로 치료되었음을 감안하면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
중략
한편 동양에서는 노란색은 신성함과 권위를 상징한다.
그래서 불보살상에 노란색이 나는 금도금을 입혔고
제왕의 옷은 노란색 옷감으로 만들어졌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노란 하늘은
시약관세음보살의 신성함과 권위를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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