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싸구나, 싸!

갓바위 2022. 7. 14. 09:18

먼 옛날 어떤 나라의 국왕이 외국에 사신을 보내며 말했다.

"우리나라가 비록 풍족하지만 없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대는 외국으로 돌아다니며 우리나라에 없는 것을 구해오라."

 

외국에 도착한 사신은 시장을 뒤졌으나 살 만한 물건이 없었다.

실망한 사신은 돌아갈 생각을 하다가 문득 시장 한구석에 빈손으로

앉아 있는 노인을 모습을 보았다. 이상히 여긴 사신이 노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물건도 팔지 않으면서 빈손으로 이곳에 읹아 무엇을 하십니까?"

"나도 장사를 하고 있는 중이오." "무엇을 파십니까?"

"나는 이곳에서 지혜를 팔고 있소."

 

"노인이 팔고 있는 지혜는 어떤 것이며, 값은 얼마나 합니까?"

"천 냥이오, 먼저 돈을 내면 지혜를 알려드리지요."

사신이 천 냥을 건네자 노인이 말했다.

 

"일이 닥쳤을 때 여러 번 생각하되, 화를 내지 말라.

의심스런 일이 생겼을 때는 앞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뒤로 일곱 걸음을 걸으며

다시 한 번 생각하라. 이렇게 세 번을 반복하면 지혜가 저절로 생기리라."

 

노인의 얘기를 들은 사신읕 크게 실망했다.

공연히 엄청난 돈만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신은 실망하며 귀국 길에 올랐다.

 

고국으로 돌아온 사신은 가장 먼저 자신의 집에 들었다.

마침 한밤중이라 식구들은 모두 잠들어 있었다.

사신이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아내의 침실 앞에 신발 네 짝이 놓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사신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내가 집을 비운 사이 아내가 다른 사내와 간통을 했구나!'

사신은 이내 칼을 빼어들고 방문 앞으로 달려들었다.

 

그때 문득 노인이 해준 말이 떠올랐다.

그는 칼을 내려놓고 앞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다시 뒤로 일곱 걸음을 걸으며 곰곰이 생각했다.

 

그렇게 하기를 세번, 마침내 그의 가슴속을 달구었던 노여움이 서서히 사라졌다.

사신은 마음을 가라앉힌 후 등불을 밝히고, 침실 앞에 이르러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아내의 침실 문이 열리며 어머니가 나타났다.

 

그날 어머니가 아내와 함께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의 얼굴을 본 사신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소리쳤다.

"정말 싸구나 싸!" 어머니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외국에 가서 무언가 사오겠다고 하더니 싼 물건을 사온 게로구나."

사신이 대답했다. "아내와 어머니는 만 냥을 준다고 해도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런데 천냥을 주고 두 분을 지켰으니 어지 싸지 않겠습니까?"

 

*출전 :<<경률이상>> 권44 / <<천존설아육왕비유경>>

지금 화가 났다면, 먼저 숨을 멈추어라.

그런 다음 화를 낼 것인가 말 것인가를 생각하라.

그래도 화가 난다면 잠시 눈을 감아라,

 

그런 다음 화를 낼 것인가 말 것인가를 생각하라.

그래도 화가 난다면 창가를 향해 조용히 걸어가라.

 

그런 다음 화를 낼 것인가 말 것인가를 생각하라

그래도 화가 난다면 다시 한 번만 이 과정을 반복하라.

불교가 정말 종하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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