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혀의 힘

갓바위 2022. 7. 16. 08:26

어떤 왕이 병이 들자 용한 의사를 불러들였다.

왕을 진찰한 의사가 말했다.

"사자의 젖을 먹어야 나을 수 있습니다."

왕은 사냥꾼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사자의 젖을 구해오는 사람에게 땅과 막내공주를 주겠다."

그때 어느 가난한 사냥꾼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제가 구해오겠습니다."

 

사냥꾼은 양 한 마리를 잡은 다음 포도주 한 통과 함께 짊어지고 산 속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동굴에서 사자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양고기와 포도주를 동굴 속에 놓아두었다.

 

동굴로 돌아온 사자는 술과 고기를 보고 금세 먹어치웠다.

사자가 술에 위하여 잠이 들자 사냥꾼은 사자의 젖을 짜가지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그는 어떤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마침 방이 부족하여 수행자 한 사람과 한 방을 쓰게 되었다.

사냥꾼은 너무 피곤하여 금세 곯아떨어졌다.

 

수행자가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사냥꾼의 몸 안에서 서로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다.

먼저 발이 말했다.

"사자 젖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내 덕이야. 발이 없으면 어떻게 산에 올라갔겠어."

 

이번에는 손이 말했다. "손이 있으니까 젖을 짰지."

그러자 다른 이들도 자신의 공을 자랑했다.

"눈이 없으면 사자를 찾지 못했어."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혀가 말했다.

"다투지 마. 너희를 죽이고 살리는 것은 모두 나에게 달렸어."

이튿날 사냥꾼은 사자의 젖을 가지고 왕에게 갔다.

 

그때까지도 발, 손, 눈, 귀는 서로 공을 다투고 있었다.

순간 혀는 짜증을 내며 이렇게 생각했다.

'정말 시끄럽게 다투는군. 어디 두고 봐.'

왕이 사자의 젖을 확인하며 사냥꾼에게 물었다.

 

"이것이 진짜 사자의 젖인가?'

순간, 혀가 불쑥 말을 내뱉었다.

"이것은 사자의 젖이 아니고 나귀의 젖입니다."

 

*출전 :<<경률이상>> 권17

말은 분열의 씨앗이다.

한마디 말이 상대방을 친구로 만들 수도, 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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