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사자후라는 것

갓바위 2022. 8. 9. 10:33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걔셨을 때의 일이다.

깊은 산속에서 살고 있는 짐승의 왕인 사자가 아침잠을 깨어 위세도 당당하게 하늘을 향하여,

힘차게 울면 사슴, 곰, 호랑이, 표범, 산돼지 등은 기겁을 해서 사면팔방으로 도망쳐 버린다.

 

뿐만 아니라 모든 짐승들은 구멍에 있는 것은 더욱 깊게 파고 들어가서 몸을 움츠리고,

물속에 있는 것은 바닥으로 숨어들고, 헛간에 매어 논 코끼리는 밧줄을 끊고 날뛰며

새들은 하늘 밖으로 날아가서 모두들 안전한 장소로 피난을 한다.

 

부처님이라는 사자왕은 적멸(寂滅-번뇌를 벗어나서 무위<無爲> 적정<寂靜>의

경지에 드는 것)이라는 깊은 산에 계시면서 선정(禪定)이라는 깊고 조용한

유곡(幽谷)에 몸을 감추시고 지극히 평온한 생활에 젖어 계신데,

 

일단 무의변(無擬辯-사무의지<四無擬智>, 사무의해<四無擬解>, 불<佛>, 보살의

설법의 지변<智辯>을 의업<醫業>으로 약<約>하여 해<解>라고 하고 지<智>라고 한다)의

 

사자후를 외치시면 외도(外道)와 이론자(異論者)의 사견(邪見)을 꺾고 잠자고 있는

사람을 눈뜨게 하고, 아집(我執)에 사로잡힌 교만한 자를 고개 숙이게 하고

사행(邪行)하는 자를 바로 잡고 제천(諸天)에서 환락에 빠져 있는 장명(長命)의

천인(天人)에게 무상(無常)의 도리(道理)를 깨닫게 하신다.

 

부처님의 사제(四蹄-불도 수행을 위한 사단계의 교리 즉,

고<苦> 집<集> 멸<滅> 도<道>를 말한다)의 사자후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사에 염증(厭症)을 느끼게 하고 그 마음이 마침내는 생사를 초월하여

열반에 들게 한다. 이것이 부처님의 사자후인 것이다.

 

짐승의 왕인 사자의 사자후는 짐승들에게 극도의 공포심을 주어 어느 것은

죽거나 혹은 죽음의 고통을 맛본다. 그러나 부처님의 사자후는 죽음의 공포에서

사람들을 구하는데 악인은 고뇌를 느끼지만 그 고뇌는 일시적인 것으로서

한 번 고비를 넘기면 영원한 즐거움이 주어진다.

 

그리고 사자의 울음소리는 매우 사납고 무서워서 거기엔

아무런 환희가 없고 오로지 공포심만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부처님의 사자후는 그 소리에 미묘한 부드러움이 있고

무한한 자비심이 담겨져 있으므로 이를 듣는 사람은 모두 즐거워하며

 

생천(生天)과 열반의 두 가지 낙(樂)이 주어진다. 이것이 수왕(獸王)인

사자의 사자후와 법왕(法王)인 부처님의 사자후의 차이인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에 있어서는 부처님의 사자후를 듣고 공포에 떠는 사람도 대단히 많은데

그 공포는 사자의 울음소리 같이 생명에 관한 그러한 것이 아니고 앞서도 말한

극히 짧은 순간적인 공포에 지나지 않으며, 나중에는 크나큰 이익을 얻는

아견(我見)이 강한 것, 세상의 욕락(欲樂)에 집착하는 것,

 

뒤바뀐 사견(邪見)에 묶여 있는 것, 이런 것들은 상락(常樂)이라고 생각하는 집착이

법왕의 사자후에 의하여 근본적으로 동요를 일으키기 때문에 일시적인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사자의 사자후는 선과 악이 다 같이 두려워한다.

 

그러나 부처님의 사자후는 악한 사람만이 두려워하는 것이다.

원래 부처님의 말씀을 사자후라고 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스무 가지의 이유가 있다. 즉,

 

(1) 십력(十力)에 그 바탕을 둔다.

(2) 무엇에게나 위축되지 않는다.

(3) 아무 것도 두려운 것이 없다.

 

(4) 범음(梵音)인 것이다. 즉 대범천왕(大梵天王)의

음성 같아서 다섯 가지 청정(淸靜)을 지니고 있다.

(5) 지금까지 없었던 절묘(絶妙)한 것이다.

 

(6) 능히 대중을 이끌어 열반선(涅盤善)에 도달케 한다.

(7) 악마가 놀라고 무서워한다.

(8) 마민(魔民)을 요란(擾亂)시킨다.

 

(9) 제천(諸天)은 환희(歡喜)한다.

(10) 천마(天魔)가 사람에게 그물을 치는 여러 가지 직업에서 벗어나게 한다.

(11) 천마의 사슬을 끊는다.

(12) 천마가 낚싯바늘을 뀐다.

 

(13) 악마의 세계를 지나가게 한다.

(14) 각자의 선근(善根)을 증진시킨다.

(15) 불법(佛法) 이외의 다른 법을 감소시킨다.

 

(16) 과보(果報)가 정확하다.

(17) 설법은 반드시 적당한 효과를 나타낸다.

(18) 범부도 성도(聖道)에 들어간다.

 

(19) 이미 성도에 든 자는 번뇌를 완전히 끊는다.

(20) 중생(衆生)의 소망에 따라 성문(聲聞), 연각(緣覺), 보살(普薩)의 법을 각각 적당히 얻게 한다.

법왕인 부처님의 말씀은 이상 스무 가지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으므로 사자후라고 일컫는 것이다.

관련 문헌 : 대지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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