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센다이하리 선인 인욕(2)

갓바위 2022. 8. 11. 09:27

오백명의 제자들은 이것을 보고 놀랐다. 역관들은 눈을 가리고 몰래 눈물을 흘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인은 얼굴빛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태연히 있었다.

『이번에는 두 발을 끊을테니 어떨까?』

 

『반드시 참겠습니다.』 왕은 또 선인의 두발을 끊어 버렸다.

피는 대지를 물들였다. 그러나 선인은 몸과 마음에 아무런 흔들림도 없었다.

악마에게 사로잡힌 것처럼 날뛰는 왕은 다시 선인의 귀를 자르고 코를 베어 냈다.

 

그런데도 선인은 다만,

『나는 모든 괴로움을 기꺼이 참겠습니다.』

하고 외칠 뿐이었다.

 

차례로 손, 발, 귀, 코를 잘린 선인은 인욕의 길을 단련하기 위하여 이러한 고난을 잘 참아갔다.

그때 갑자기 천지가 육종(六種)으로 진동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스승이 고난을 참고 있는 것을 눈물로 바라보던

오백명의 제자들은 한꺼번에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그래서

 

『선생님, 인욕의 길을 게을리 한 일이 없사옵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니까 스승인 센다이하리는,

『나의 마음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 하고 대답했다.

 

이와 같은 사제(師弟)간의 문답을 곁에서 들은 왕은 놀라서 선인을 향해,

『그대가 인욕의 길을 닦고 있다고 하나

그것이 진실한 인욕이라는 것을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느냐?』하고 물었다.

 

『나의 인욕이 진실이라는 증거는 흘러내린 피가 젖(乳)이 되고 끊겨진 손, 발, 귀,

코가 제자리로 들어가고 나의 신체가 원래와 같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선인이 대답을 마치자 붉은 피가 곧 젖으로 변하고 손과 발과, 귀와 코는 원래대로 회복됐다.

 

이 사실을 친히 본 왕도 이에 심히 놀라 도리어 선인의 높은 덕에 두려움을 품고

자기가 한 행동이 노무도 가혹한 소행으로 선인의 큰 덕을 욕보이게 한 것은

정말 구제 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깊이 후회해서 선인 앞에 꿇어 앉아,

 

『내가 잘못 했다. 용서해 다오. 나의 비행을 벌하지 말고 나의 참회(懺悔)를 받아 다오.』

하고 왕은 그 무모하고 불손(不遜)한 행위를 깊이 뉘우쳤다.

그때 센다리 하리 선인은 의연히 왕을 향해서,

 

『대왕, 당신은 여색(女色)에 빠져 질투한 나머지 나의 손과 발을 잘랐으나

나의 인욕의 길은 대지와 같이 그 때문에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질투의 칼을 가지고 나에게 해(害)를 가했으나 내가 다음에

부처가 되는 날 새벽에는 먼저 첫째로 지혜의 칼을 가지고 당신의 탐(貪),

진(嗔), 치(痴)의 세가지 독(毒)의 유혹을 끊어드리죠.』

 

하고 대왕의 탐욕과 분노와 우치(愚痴)의 삼독(三毒)에

둘러싸여 있는 것을 슬퍼하고 대왕을 바른 길로 이끌려고 했다.

삼림 속의 돌연한 일은 본 용귀신(龍鬼神)은, (얼마나 난폭한 일을 하는 왕인가.)하고

왕의 난폭한 행위를 증오하여 곧 큰 구름을 말아 일으키고 우뢰를 급히

게 울려서 왕을 위시해서 그를 따라 온 자들을 해치려고 했다.

 

산 중의 용귀신이 몹시 노한 것을 알아낸 선인은 귀신을 향해서,

『만약 나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면 어쨌든

왕과 그를 따라온 자들에게 상해를 입히지 말아 주십시오.』 하고 원했다.

 

자기의 원수 조차도 사랑하는 이 선인의 자비심에 가득찬 행동을 본 칼리왕은

한층 더 선인의 덕을 우러러 봄과 동시에 자기의 죄책에 대하여 강한 후회를 했다.

그 뒤 전날의 잘못을 회개한 왕은 공경하는 마음과 존중하는 뜻으로 항상 센다이하리

선인을 왕궁에 불러서 그의 가르침을 듣고 그에게 공양을 했다.

 

칼리왕이 센다이하리를 받들고 존경하는 것을 본 다른 선인들은

증오와 질투심을 일으켜서 마침내 센다이하리 선인이 살고 있는

곳을 먼지와 오물로 더럽혀 놓는 장난을 했다.

 

센다이하리는 다른 선인들이 질투한 나머지 저질러지는 장난이라는 것을 알았으므로 그는

『나는 지금 인욕의 길을 수행(修行)하고 있다. 나는 모든 생물의 유혹을 타파하기 위해

이 길을 닦고 있으나 만약 이 고행을 닦은 결과 내가 부처님이 된다면 우선 첫째로 법의

물을 가지고 그대들의 더럽혀진 먼지와 티끌을 씻어 내려서 오래도록 깨끗하게 해 줄 것이다.』

 

고 하는 큰 맹세를 했다.

센다이하리 선인이란 지금의 석존이며, 칼리왕 및

사대신(四大臣)은 지금의 교진여(橋陳如)들은 다섯 비구(比丘)이다.

관련 문헌 : 현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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