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왕자와 악마의 출가 문답(1)

갓바위 2022. 9. 2. 09:35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 계시면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실 때의 일이다.

 

어느 때, 석존께서는 덕명왕불(德明王佛)이라는

부처가 나타났던 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당시, 어느 나라의 왕자가 덕명왕불을 찾아가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부처님은 세상에서 고마우신 분이다.

나는 어떻게 하면 부처와 같은 지혜와 부처와 같은 얼굴을 갖출 수가 있을까.)

그는 떠오르는 대로 게로써 부처에게 물었다.

『이 몸 이제 세존을 뵈옵고

부처의 지혜를 얻기 원하오.

어떤 업을 행하면

무상의 지혜를 얻으리까.

속세에 섞이시는 그 모습

뭇별 중의 둥근 달인 양,

그 신통, 세상에 견줄 이 없으며,

사람에 맞추어 설법하시네.

이 몸 이제 석존께 묻자오니,

부처님 슬기 맑고 거침없고,

삼세에 모두 통달하시고,

모든 사람에게 우러러 보이네.

이제 이 몸 위하여 깨우치시라

석존은 그 옛날 한없이

많은 부처님 만나보시고

보리의 근원 물으시었지.

이젠 이 몸 위하여 깨우치시라.

어떻게 하여 거침없는 슬기를 얻고

모든 사람에게 귀의(歸依) 받으시고

생사의 괴로움 건지리.』

덕명왕불은 왕자의 게에 대하여,

『왕자의 말 그대로

그 일 참으로 이러하니라.

내 일찍이 갠지스강의 모래보다도

더 많은 부처 만나보고

갠지스강의 모래만큼의 세월은 지나,

여러 부처께 법을 물었지.

동자는 갸륵하게도 이제 여기서

보리의 마음 일으키었네.

그 만큼 변하지만 않는다면

부처의 깨달음에 이르리라.

이제 나의 깨우침 잘 듣고서

깨우친 그대로 몸을 닦고

보시는 행하여 게을리 말고

계를 지니어 쉬지를 말며

법을 듣고 지치지 않으면

참된 지혜를 배울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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