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명왕불은 왕자의 열성적인
구도의 모습을 보고, 다시 게를 계속하였다.
『참된 지혜는 방소(方所) 없고,
참된 지혜는 주소도 없다.
우러러 듣는 인연 따라서
참된 지혜는 생겨나는 것.
참된 지혜는 눈에 의하지 않는 것
이 눈 본디 빈 것(空)이니
보는 눈에 의하지 말고
참된 지혜를 구할지어다.
귀도 코도 또 혀도 몸도
필경은 마음까지도 그러한 것
일체 오근(五根)은 다 빈 것이니
마음 머무를 형태 없나니.
사대(四大) 모여서 이루어진 몸은
마음이 잠깐 머무는 곳.
생각이 뒤이어 생겨나지만
생각 또한 유(有)가 아니다.
몸만 집착하는 것 없으면
목숨에 집착할 것도 없고
재물에 집착할 것 더욱 없으며,
이윽고 깨달음의 길 얻으리.
언제나 출가를 원하고 간절히
골똘히 도를 구하고
일체의 욕망은 멀리하고
악도(惡道)를 떨어 버리라.
보시를 베풀려 생각하거든
이사람 저사람 가리지 말고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고,
남에게 말장난 아예 말아라.』
왕자는 이 게를 듣고 깊이 신심(信心)이 생기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일으켜 부처에게 게를 불러 말하였다.
『석존께서 나의 의심 끊어주시고
생사의 길을 피하게 하시고
깊고 맑은 법을 깨우치시어
이 몸에게서 이로움 주시었오.
부처님의 법 들은 이 몸은
빨리 도장(道場)에 앉아서
모든 악마의 올가미 벗고
이윽고 부처 되리라.
부처님의 법 듣기 때문에
이 몸은 이윽고 중생을 인도하고
대천 세계를 움직이어서
갖가지 신통을 나타내리라.
된 지혜를 얻은 이상은
일체 법이 헛것임을 알고
이윽고 큰 목숨 내어버리고
하루바삐 열반에 들고 싶어라.
이 몸 이제 부모님께 가서
은혜에 감사하고 하직을 하고
불법에 출가를 하여
보리의 길 닦고 행하리라.』
관련 경전 : 불설화수경(佛說華手經)
'卍 ~ 어둠속 등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자와 악마의 출가 문답(4) (0) | 2022.09.06 |
---|---|
왕자와 악마의 출가 문답(3) (0) | 2022.09.05 |
왕자와 악마의 출가 문답(1) (0) | 2022.09.02 |
여우와 거북이 (0) | 2022.09.01 |
여섯바리의 동물과 한 개의 기둥 (0) | 2022.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