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왕자와 악마의 출가 문답(2)

갓바위 2022. 9. 3. 09:11

덕명왕불은 왕자의 열성적인

구도의 모습을 보고, 다시 게를 계속하였다.

『참된 지혜는 방소(方所) 없고,

참된 지혜는 주소도 없다.

우러러 듣는 인연 따라서

참된 지혜는 생겨나는 것.

참된 지혜는 눈에 의하지 않는 것

이 눈 본디 빈 것(空)이니

보는 눈에 의하지 말고

참된 지혜를 구할지어다.

귀도 코도 또 혀도 몸도

필경은 마음까지도 그러한 것

일체 오근(五根)은 다 빈 것이니

마음 머무를 형태 없나니.

사대(四大) 모여서 이루어진 몸은

마음이 잠깐 머무는 곳.

생각이 뒤이어 생겨나지만

생각 또한 유(有)가 아니다.

몸만 집착하는 것 없으면

목숨에 집착할 것도 없고

재물에 집착할 것 더욱 없으며,

이윽고 깨달음의 길 얻으리.

언제나 출가를 원하고 간절히

골똘히 도를 구하고

일체의 욕망은 멀리하고

악도(惡道)를 떨어 버리라.

보시를 베풀려 생각하거든

이사람 저사람 가리지 말고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고,

남에게 말장난 아예 말아라.』

왕자는 이 게를 듣고 깊이 신심(信心)이 생기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일으켜 부처에게 게를 불러 말하였다.

 

『석존께서 나의 의심 끊어주시고

생사의 길을 피하게 하시고

깊고 맑은 법을 깨우치시어

이 몸에게서 이로움 주시었오.

부처님의 법 들은 이 몸은

빨리 도장(道場)에 앉아서

모든 악마의 올가미 벗고

이윽고 부처 되리라.

부처님의 법 듣기 때문에

이 몸은 이윽고 중생을 인도하고

대천 세계를 움직이어서

갖가지 신통을 나타내리라.

된 지혜를 얻은 이상은

일체 법이 헛것임을 알고

이윽고 큰 목숨 내어버리고

하루바삐 열반에 들고 싶어라.

이 몸 이제 부모님께 가서

은혜에 감사하고 하직을 하고

불법에 출가를 하여

보리의 길 닦고 행하리라.』

관련 경전 : 불설화수경(佛說手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