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보은으로 보답한 개

갓바위 2022. 11. 5. 09:58

보은으로 보답한 개

청나라 강희 때에 동향의 오진에 있는 어느 집에서 개를 길렀는데

밤마다 개가 물을 건너서 강 남쪽 사람의 집에 가서 집을 지키었다.

 

하루는 주인이 개에게 꾸짖기를 내가 너를 기르는 것은 집을 지키려는 것인데

너는 남의 집만 지키니 내일은 개 백정을 찾아가서 너를 팔아버리겠다고 하였다.

 

그 날 밤에 개가 현몽하기를 내가 전생에 그 사람의 빚을 진 탓으로

밤마다 그 집을 지켜주어 빚을 거의 다 갚고 이제 30전이 남았으니

그 빚만 갚으면 그 집에 다시 가지 아니하고 주인의 덕을 갚겠노라 했다

 

이튿날 주인은 개에게 30전을 목에 걸어주면서

어제밤에 네 말대로 이것을 주는 것이니 그 집의 빚을 갚으라 하였다

 

개는 그 돈을 물고 물을 건너가

그 집에 던지고 와서는 다시 물을 건너가지 아니하였다

그 뒤에 주인이 술에 취하여 밤에 집으로 오다가 잘못하여 연못에 빠졌다.

 

개가 짖으면서 옷을 물어 언덕으로 끌어 올리고

주인의 집에 달려가서 머리로 방문을 두들겼다

 

주인의 부인이 깨어보니 개가 못 있는데로 왔다갔다 하면서 그리로 가자는 시늉을 했다

개를 따라 가보니 주인이 연못가에 누워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주인을 붙들어 집에 돌아왔는데 주인이 술이 깬 뒤에 말하기를

전날 꿈에 네가 나의 덕을 갚겠노라 하더니 그것이로다 하였다

 

또 수일 후에 집안 사람이 잠들었을적에 개가 머리로 문을 두드리면서 짖고 있었다.

부부가 놀라서 깨어보니 부엌에서 불이 일어나

집이 타고 있었으므로 급히 서둘러 불을 끄게 되었다

그 후부터는 개를 사랑하여 기르다가 죽은 뒤에는 관에 넣어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