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준 벌이 보은을 하다
한 주막집에 일보는 총각이 있었다.
어느날 술동이 속에 빠져있는 벌 한 마리를 발견하고 곧 젓가락으로 구해주었다.
한참 있다가 벌의 몸이 마르고 다시 날개가 빳빳해지고
힘이 생기자 윙윙 소리를 내며 날아갔다.
그 후에도 술동이에 빠진 벌들을 볼 때마다 위험에서 건져주었다.
몇 년 후의 일이었다.
어느 날 돌연히 관가에서 포졸들이 들이닥치더니, 다짜고짜
내용도 알아보지 않고 그 총각을 결박해서 바로 관가로 끌고 갔다.
알고보니 산적들이 그를 무고하였던 것이었다.
그러나, 자기를 변호해줄 사람도 없고 하여 자신의 결백을 변명할 방법이 없었다.
주판관(主判官)은 붓을 들어 그에게 사형판결을 내리려고 하였다.
그 때에 돌연히 웅웅 벌이 날아드는 소리가 먼 데서부터 점점 가까이 들렸다.
삽시간에 수많은 벌레들이 날아와 모두 그 주판관의 홍붓대 위에 내려앉았다.
주판관은 아무리 벌을 몰아 버리려고 해도 날아가기는 커녕 오히려 점점 많아졌다.
주임판관은 마음속으로 크게 괴이하게 생각하였다.
그 찰나 그는 이게 필시 산적들의 무고로 일어난 애매한 죄인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하여, 주판관은 다시 도적들을 심문하니, 그들의 말이 횡설수설 맞지가 않았다.
더 심문을 하니 비로소 주막집 총각과 그 산적들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때 그 총각은 무죄판결이 났고 벌떼들은 다시 웅웅거리면서 멀리 사라졌다.
주판관은 술집 총각에게 그 내력을 물으니, 총각은 평소에 벌을 살려준 이야기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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