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인종의 상불경보살

갓바위 2022. 11. 16. 09:06

인종의 상불경보살

석존께서 탄생하신 시대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다.

그런 시대에, 대승(大乘)이라는 나라에 위음왕

여래(威音王如來)라는 부처님이 오랜 동안 살고 계셨다.

 

그 부처님은 대승국에서 널리 하늘, 사람, 아수라(阿修羅)등을 위하여

그들에게 알맞은 설법을 하고, 오래 오래 장수하면서 중생을 이롭게 했다.

 

곧, 성문(聲門)을 구하는 자를 위해서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괴로움으로부터

떨어질 수 있게끔, 불교의 근본 뜻인 미혹과 깨달음의 인과관계를 말하고,

 

또 연각(緣覺)을 구하는 자를 위하여서는 과거, 현재, 미래의 三세에 걸친

인연의 법을 이야기하고 여러 보살을 위해서는 육바라밀(六婆羅蜜)의 법을

 

이야기하여 위로 보리(菩提)를 찾고, 아래로 중생을 교화하는 길을 가르쳐서

성문(聲門)과 연각(緣覺)과 보살의, 교법(敎法)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그들을 열반의 과(果)에 정진하도록 희망과 광명을 주시었다.

 

이 위음왕여래가 열반하신 뒤 대승국에는 차례 차례로 많은 부처가

뒤를 이어 나시어, 중생교화의 정업(淨業)에 그 전 생명을 바치시었다.

그리고, 그 무수한 부처들은 모두 다 위음왕여래라고 불리었다.

 

최초의 위음왕여래가 이 세상을 떠난 뒤 제 二의 위음왕여래가 세상에

나오시기까지의 사이에 상불경(常不輕)이라고 불리는 한 보살이 대승국에 나타났다.

 

이 보살의 이름이 상불경이라고 된 데 대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인연이 있다.

그는 그가 만나는 수행자(修行者)나 비구니(比丘尼)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사람들을 하나하나 예배하고 찬탄하면서,

 

『나는 당신들을 깊이 존경하여 감히 가벼이 여기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당신들은 멀지 않아 보살의 도리를 닦아서

바로 부처가 될 본성을 지니고 계시는 분들이시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항상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기 때문에

상불경(常不輕)이라는 이름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상불경은 다른 중들처럼 경전(經傳)을 읽고,

외는 것만을 수행이라고는 생각하지 아니하였다.

 

그의 수행 방법은 경전을 읽고 외는 일보다 도리어

여러 사람을 예배하고 칭찬하는 데에 그 특색이 있었다.

 

그는 사람의 모습만 보면 일부러 가까이 가서

우선 그 사람을 예배하고 찬탄하여 다음 말을 되풀이 하였다.

 

『나는 감히 당신들을 가벼이 여기지 않습니다.

당신네들은 모두 바로 부처가 될 분들입니다.』

 

그러나 상불경이 어느 누구의 차별 없이 평등하게 건네는

인간 예찬의 이 말은 반드시 모든 사람들의 호감을 사지는 못하였다.

 

개중에는 이 상투적인 말을 들으면 화를 내고,

얼굴을 붉히고, 그에게 욕지거리를 하는 사람까지도 있었다.

 

『바보 같은 중이로다. 도대체, 너는 어디서 왔느냐.

나는 당신들을 가벼이 여기지 않습니다.

당신들은 바로 부처가 될 분들입니다.

하고 부처님이 하시는 것 같은 미래 성불(成佛)의 약속을 하는데

그런 근거 없는 허튼 약속을 해서 무엇해. 우리들에게는 필요 없는 일이다.』

 

어떤 노여움을 사든지, 무어라 욕을 먹든지

그는 조금도 언짢게 생각하지 않고 또한 실망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오랫동안 시달렸지만 그의 마음속 깊이 간직되어 있는

확고한 신념과 불타는 자비심은 그를 격려하여 더욱더 보살의 길에 정진하게 하였다.

『당신들은 바로 부처가 될 수 있다.』

 

십년을 하루 같이 되풀이 하는 이 말은 더욱 많은 사람들이 반감을 사서,

험구나 욕지거리는 한술을 더 떠서 지팡이나, 기왓 조각이나,

돌 팔매로 변하여, 얻어맞고, 걷어 차이고 하는 일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 저항도 하려 하지 않고, 화도 안 내고 실망하지도 않고

이리 저리 피해 다니면서도 더욱 소리 높여 변함없이

자비를 부르짖음으로써 폭력을 부리는 사람들에게 대하는 것이었다.

 

『나는 감히 당신들을 가벼이 여기지 않습니다. 당신들은 모두 바로 부처가 될 분들입니다.』

상불경의 판에 찍은 듯한 이 말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떤 경우에나 변함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기특한 마음을 깨달았다고 재는 척하는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상불경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상불경이 이승의 인연이 다하여 마침내 임종이 가까워졌을 때,

공중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며, 상세하게 법화경(法華經)이 설법되었다.

그것은 전에 위음왕 부처가 설법한 그 법화경이 있다.

 

상불경은 이 이상한 설법에 귀를 기울여 그 법을 남김없이

체득하기 위하여 마침내 눈의 청정(淸淨), 귀의 청정, 코의 청정,

혀의 청정, 몸의 청정, 마음의 청정을 얻을 수가 있었다.

 

이 육근청정(六根淸淨)을 얻었기 때문에 그의 목숨은 다시

二백만억년을 연장하였으므로 그 동안에 널리 중생에게 법화경을 설법해 주었다.

 

전에 그는 업신여기고 괴롭히고, 욕질한 사람들은 상불경이 얻은

위대한 신통력과 자유자재한 말솜씨와 선정(禪定)의 힘에 놀라,

필경 그의 설법에 귀를 기울이고, 믿고 또 그를 따르게 되었다.

 

이리하여 상불경보살은 절대한 인종(忍從)에 의하여 최후의 승리자가 되어

중생의 교화를 이룩하고, 목숨이 다한 뒤에는 같이 일월등명불(日月燈明佛)이라

일컫는 二천억의 여러 부처를 만나, 그 여러 부처 앞에서 또 법화경을 설법하였다.

 

이 인연으로써 다시 운자재등왕불(雲自在燈王佛)이라 일컫는

二천억의 여러 부처를 만나 또 마찬가지로 법화경을 설법하였다.

이리하여 그 공덕은 성취되어 드디어 불과(佛果)를 얻게 되었다.

관련 경전 : 법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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