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첫 공부의 기쁨, 과거의 깨달음까지 모두 버려라

갓바위 2024. 3. 19. 11:04

 

 

첫 공부의 기쁨, 과거의 깨달음까지 모두 버려라

​出世

우리는 많은 것들로부터 수없이 도움을 받는다.

그중에 좋은 스승을 만나 수행에 도움을 받는 것은 복 중의 으뜸 복이다.

 

살다 보면 여러 방면에서 스승을 만나지만 부처의 지견知見을 열어주는

스승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주위에는 잘못된 견해, 잘못된 생각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바른 생각을 열어주는 스승은

수행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데 든든한 힘이 된다.

 

견해는 배움이나 경험에서 나오지만 수행에서 직접 나오는 부처의 지견이라야 평

화로운 해탈의 길이 열린다. 부처의 지견은 공空, 무집착無執着, 무상無相이다.

《법화경法華經》에서는 "부처의 지견은 깨달음(覺)이다.

 

깨달음의 지견을 여는 것(開)과 깨달음의 지견을 보이는 것(示)과 깨달음의

지견을 깨치는 것(悟)과 깨달음의 지견에 들어가는 것(入)이야말로 진정한

깨달음이다. 열고 보이고 깨닫고 들어감은 한 곳으로부터 들어가는 것이다.

 

곧 깨달음의 지견으로 스스로 본래 성품을 보는 것이

바로 세상에 나오는 것(出世)이다."라고 설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어떤 집착이나 기대를 마음속에 지닌 채 수행을 한다.

 

뭔가 얻을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것이 관념인데 그것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참선에 들어 경험한 초보적 체험을 큰 성취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졌다거나,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거나, 몸에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거나, 세상이 온통 밝은 빛으로 보이거나 하는 신비로운 현상들을

체험하면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양 착각하고 그것에 집착하는 것이다.

 

초기 불교 전통에는 네 가지 수행의 과위가 있다. 수행의 확신이 생기고 흐름에

들어가는 수다원須陀洹, 수행의 길에서 욕망의 집착이 희미한 사다함斯陀含,

욕망이 다하여 윤회하지 않아도 되는 아나함阿那含, 번뇌가 다하여 윤회에서

벗어나 해탈 열반으로 가는 아라한阿羅漢의 경지가 그 네 가지이다.

 

또 대승불교 경전에서는 보살 수행의 계위를 52위로 구분하고 있다.

《수능엄경首楞嚴經》에는 57위 맨 아래 단계에 난暖, 정頂, 인忍,

세제일世第一의 체험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수행 4과의 단계나

보살 수행 52위의 단계보다 아래인 기초단계의 체험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처음 참선 수행을 하는 사람들은 난위暖位에 도달하는

정도의 체험을 하고는 집착하거나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오래전에 수행하고 체험한 내용을 붙잡고 오늘을 사는 것도 문제다.

과거에 정말 열심히 했고, 귀중한 체험을 했더라도 그 기억을 붙잡고 있다면

당장에 버려야 한다. 올바른 지견도 아니며 바람직한 수행의 길도 아니다.

 

설사 전생에 많은 수행을 했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금생에는 여전히 스승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혜능대사는 선근이 있어서 《금강경金剛經》 한 구절 듣고

마음이 밝아졌지만, 5조 홍인 화상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뒤에야 완전해졌다.

따라서 지견을 갖춘 훌륭한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수행의 시작이며 끝이다. 다시 말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물흐르고 꽃은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