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 행복한가 1528

용서한 것인가, 덮어둔 것인가?

용서한 것인가, 덮어둔 것인가? 어리석은 사람은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는다. 순진한 사람은 용서하고 잊는다. 현명한 사람은 용서하지만 잊지 않는다. - 토머스 사즈 부부 상담가는 부부를 대할 때 흔히 이런 질문을 합니다. 상대방을 용서할 일이 있느냐고. 첫 반응은 대개 당황스러운 표정들이죠. 그러곤 "아, 그건 이미 지난 일이고 이젠 거의 다 잊었어요" 하고 대답합니다. 그러다 가 "다 잊은 건 아니고… 지금이라면 다르게 행동했을 텐데..."라며 말을 흐리죠.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눠보면 아직도 상처가 깊이 남아 있으며, 그 상처가 아물지 않았음이 살짝 드러납니다. 어느 정도는 극복됐지만 완전히 용서한 것은 아닌 것이죠. 잊었다면 다행이지만 마음 깊숙이 불신이 남아 있는 것은 숨길 수 없습니다. 철수 씨(가..

누군가에게 ‘차 한 잔 하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누군가에게 ‘차 한 잔 하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하루에 드는 커피 값과 담배 값을 아끼면 일 년 동안 얼마를 모을 수 있고 평생에 걸치면 엄청난 금액을 절약할 수 있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소비자 경제와 관련된 TV프로그램에서 지겹게 말하는 뻔한 절약법 레퍼토리입 니다. 커피와 담배라는 기호식품은 이제 집단의 기호가 되었고, 돈 몇 푼으로는 바꿀 수 없는 작은 위안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홍차나 녹차와 같은 티타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125그램의 홍차 잎을 거의 일 년 동안 마시는 것이 평생에 걸쳐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보게 만드는 것 같진 않습니다. 사실 차를 마시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차 종류 어느 것도 입에 대지 않았을 게 분명하겠..

인간을 이해하는 단 한 가지 방법

인간을 이해하는 단 한 가지 방법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그들을 판단함에 있어서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 생트뵈브 이말은 사람이 사람을 이해함에 있어 속단은 금물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말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사람을 판단하는 데 있어 여유 있는 마음으로 꾸준히 지켜보고 난 뒤에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데 있어 일이 잘 되고 못 되는 것은 일을 서두르는 데에서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두르는 것은 그만큼 실수할 확률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차분히 계획을 세워서 일을 진행시키게 되면 성공할 확률 또한 많아집니다. 하물며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데 있어 오랜 관찰 없이 속단해서 혹은, 남의 말만 ..

하루에 하나만 해도 1년이면 365가지를 하는 거야

하루에 하나만 해도 1년이면 365가지를 하는 거야 은퇴 후 하고 싶은 것들이 만났습니다. 시간이 여유롭다고 해서 함부로 쓰고 싶지도 않았죠.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 방학 때 했던 것처럼 하루 일과표를 작성했습니다. 우선, 회사 다닐 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로 했죠. 출근할 때는 아침이 싫었습니다. 5분이라도 더 자고 싶은 때 마음을 뒤로하고 힘겹게 일어나서 기계적으로 옷을 갈아입었죠. 출근 준비가 끝나면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며 버스를 놓칠까 불안한 마음으로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은퇴한 지금은 따뜻한 햇살을 맞이하여 일어나는 아침이 행복합니다. 일어나서는 가장 먼저 캡슐 커피부터 내 안락의자 사이의 나무 테이블에 올려둡니다. 그리고 AI 스피커로 자주 듣는 라디오를 켜면 연결된 스피커에서 음악이 ..

퇴직한 남편에게 말 못하는 아내의 진짜 속마음

퇴직한 남편에게 말 못하는 아내의 진짜 속마음 60세를 넘겨 정년퇴직하고 유유자적한 생활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수십 년 전과는 달리 환경이 변해, 60세가 지나서도 계속 일을 하는 게 상식이 되어 가고 있다. '아직 대출금이 남아 있기 때문'이거나 계속 일을 하면 좋겠다는 아내의 무언의 압력'으로 자신의 의사에 반해서 일을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오랜 기간 남편을 뒷바라지한 아내로서도 솔직히 “그동안 수고했어요. 이제 좋은 곳에 놀러 다니며 푹 쉽시다" 하고 선뜻 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아내 입장에서는 길었던 갱년기 장애도 견뎠고,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한 수험 전쟁도 지났다. 드디어 친구와 천천히 여행도 가거나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취미에 몰두하고 싶은 참이다. 제2의 청춘이..

먼저 낙타가 되어라

먼저 낙타가 되어라 그는 완전히 일에 빠져 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건 오로지 일뿐이었다. 그는 대지와 곡괭이와 갈탄에 호흡을 일치시키고 있었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일요일 낮 역 광장의 무대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본다. 소주병들을 중심으로 빙 둘러앉아 있다. 그런데 그들이 자유로워 보이지 않는다. 왤까? 나는 30대 중반에 ‘자유인’이 되어 세상을 떠돌았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보았다. 자유인들이 참으로 많았다. 하지만 대다수는 진정한 자유인으로 보이지 않았다. 왤까? 시 공부하다 만난 한 자유인은 애인에게 차였다고 했다. ‘합법적 백수’가 되라고 하더란다. 합법적 백수? 백수도 법적인 테두리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이때의 법(法)은 넓은 범위의 법일 것이다. 인간과 ..

먼저 낙타가 되어라

먼저 낙타가 되어라 그는 완전히 일에 빠져 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건 오로지 일뿐이었다. 그는 대지와 곡괭이와 갈탄에 호흡을 일치시키고 있었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일요일 낮 역 광장의 무대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본다. 소주병들을 중심으로 빙 둘러앉아 있다. 그런데 그들이 자유로워 보이지 않는다. 왤까? 나는 30대 중반에 ‘자유인’이 되어 세상을 떠돌았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보았다. 자유인들이 참으로 많았다. 하지만 대다수는 진정한 자유인으로 보이지 않았다. 왤까? 시 공부하다 만난 한 자유인은 애인에게 차였다고 했다. ‘합법적 백수’가 되라고 하더란다. 합법적 백수? 백수도 법적인 테두리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이때의 법(法)은 넓은 범위의 법일 것이다. 인간과 ..

나이가 들수록 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갈까?

나이가 들수록 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갈까? 연령별로 사람들을 모아 3분의 시간을 시계 없이 감각만으로 알아맞히게 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20대 참여자들은 3분을 거의 정확히 맞힌 반면, 60대 이상의 참여자들은 약 3분 40초 이상이 지나서야 3분이 지난 것 같다고 했죠. 한마디로 20대에 비해 60대 이상이 시간을 더 짧게 느낀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의 변화와 함께 시간에 대한 감각도 달라져서 상대적으로 시간을 잘 못 느끼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이었습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번개처럼 지나간다'라는 표현을 점점 자주 씁니다. 어릴 적에는 하루가 참 길었는데 나이가 들고 보니 하루가 왜 이렇게 짧은지 모르겠다고 하죠. 왜 나이가 들면 시간이 더 빨리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단지 나이..

더 늦기 전에 나에게 물어봐야 할 것들

더 늦기 전에 나에게 물어봐야 할 것들 나는 오늘 나에게 친절했을까? 나는 꿈을 위해 최선을 다했나? 나는 오늘 사랑하는 이에게 따스한 말을 건넸을까? 나는 오늘 누군가를 미워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나? 나는 오늘 타인에게 무례하거나 오만하지 않았나? 나를 매일 굳건하게 지켜낸다는 것은 어쩌면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매일 묻고 답하며 일상의 물음표를 채워 나가는 것. -서은 저, 중에서

진정 타인은 지옥일까?

진정 타인은 지옥일까? ‘타인은 지옥이다.' 처음 이 문장을 발견했을 때 묘한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풀리지 않던 인생의 문제가 풀린 기분이랄까요. 답을 찾았다고는 했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생은 사람덕분에 행복하기도 하지만, 사람때문에 무너지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처음을 떠올려 봅니다. 사람 덕분에 행복했던 순간과 사람 때문에 무너졌던 처음의 기억. 분명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이기심과 오만, 시샘과 무례함 때문에 상처를 받고 한없이 무너져야 했던 시간들. 그렇게 알게 되었습니다. 상처의 시작도, 수없이 맺고 끓어졌던 인연의 이름들도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다행이다 싶었지만 참 씁쓸한 일이었죠. 숱하게 무너져 나를 끝없이 갉아먹는 시간이었을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