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연명관음

갓바위 2021. 4. 22. 10:54

방경일글ㆍ남종진그림

 

연명관음 (延命 수명을 연장)

 

중국 북위北魏의 상산常山 향당정사衡唐精舍에 도태道泰라는 스님이 있었다.

어느날 그의 꿈에 어떤 사람이 나타나 "그대는 42살에 목숨이 다할 것이다"고 하였다.

 

그는 그냥 꿈이라고 여겼지만 42살이 되자 병에 걸려 다 죽게 되었다.

그때서야 꿈이 들어맞았음을 알게 된 도태 스님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시주하여 죽기 전에 복이나 짓자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에 같이 공부하던 스님이 그를 찾아와 충고했다.

"62억이나 되는 보살들에게 공양하는 것이나 관세음보살을 한번 부르는 것이나

공덕이 똑같다고 하는데 그대는 어찌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하지 않는가?"

 

이 말에 마음을 낸 도태 스님은 병든 몸을 일으켜 세워 앉더니

그때부터 지극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불렀다.

그렇게 관음정근을 시작한 지 나흘째 되는 날이었다.

 

그가 앉아 있던 맞은편에 드리운 휘장 아래로 한 사람이 들어서는 것이 보였다.

몸에서 나는 금빛 광명 때문에 그 모습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말소리는 들렸다.

 

"그대가 관세음보살을 부르는가?"

깜짝 놀란 도태 스님이 일어나 휘장을 걷어 올렸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분명히 사람이 보였고 뚜렷하고 우렁찬 말소리를 들었지만 종적이 묘연하자

두려운 마음에 든 도태 스님은 힘이 빠져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그 순간에 도태 스님의 몸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땀을 흠뻑 흘리고나자 도태 스님은 몸이 가뿐해졌음을 느꼈다.

 

그 사이에 그의 병은 깨끗이 나았다. 그 후 도태 스님은

항상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수행을 하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았다.

해우海虞 지방에 엄嚴씨 성을 가진 거사가 있었는데 호가 도철道撤이었다.

그는 사람들을 위해서 좋은 일을 많이 했는데 그의 손자가 그만 홍역에 걸리고 말았다.

 

백약이 무효였던지라 가족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소년이 나타나 산속에서 흰옷을 입은

중년남자가 특효약이라고 준 것이라며 나뭇가지를 내놓았다.

 

소년이 이름을 물어보자 그 중년남자가 '보타산인이라고 엄 거사에게 전하면 알아들을

것이다'고 했다는 말을 듣자 엄 거사는 즉시 중년남자가 관세음보살의 현신임을 알아차렸다.

 

소년에게 후하게 사례한 그는 즉시 나뭇가지를 달여 그 물을 손자에게 마시게 했다.

손자의 병이 완쾌되자 엄 거사는 관세음보살이 현신한 그 자리에 백의암白衣庵을 짓고

 

나뭇가지를 전해준 관세음보살의 모습을 조각한 보살상을 만들어 모시고 공양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이 관세음보살을연명관음이라고 불렀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나뭇가지는 정류檉柳이다.

정류는 줄기가 늘어져 버드나무처럼 보이기 때문에 위성류渭城柳라고도 한다.

 

또, 위의 이야기와 같은 일이 있어서 관음류라고도 하고,

일년에 세 번 꽃을 피운다고 삼춘류三春柳라고도 한다.

 

정류의 잎은 약으로 쓰이는데 홍역 초기의 발진, 피부 가려움증,

사지마비 등에 효과가 있다.

이번에는 관세음보살이 버드나무를 사용해 많은 사람들을 구한 경우를 살펴보자.

태창(절강성의 상해 옆의 지역) 지역의 사람들 사이에 갑자기 일종의 괴질이 유행했다.

괴질에 걸린 사람들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는데 날이 갈수록 환자가 늘어났다.

 

사태가 심각해지려고 하자 관리들은 의원들을 시켜 처방약을 만들도록 했다.

하지만 어느 의원도 괴질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떤 약을 써야 치료를 할 수 있는지 몰랐다.

그러는 사이에 괴질이 점점 확산되다 백성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땜통머리를 한 스님이 거리에 나타났다.

그가 괴상하게 생긴 붉은 버드나무를 주며, 이것을 끓여

그 물을 먹으면 괴질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다 죽어 가는 한 할머니가 스님이 주는 그 약을 먹고 괴질이 나았다.

할머니는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자신에게 일어난 기적을 이웃 사람들에게 알렸다.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하나 둘씩 스님이 준 버드나무를 달인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태창의 백성들은 괴질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었다.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은 스님에게 몰려가 앞 다투어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스님은 사라지고 미소를 띤 관세음보살이 나타나더니

구름을 타고 하늘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관세음보살이 자신들을 구제해 주신 것을 알아차렸다.

의논을 한 끝에 사람들은 관세음보살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손에 괴상하게 생긴

붉은 버드나무를 든 보살상을 만들어 공양하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앞에서 본 양류관음과 시약관음의 탄생 이야기와 비슷하다.

전염병에 의해 사람들의 목숨이 위협을 받자 슬며시 나타난

관세음보살은 사람들을 구제하고 역시 슬며시 살아진다.

 

다른 점은 시대와 지역, 변신한 모습 등이다.

관세음보살은 이렇게 여러지역에서 여러가지 모습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세음보살이 어떤 이름으로 불리건 중생의 고통을 없애준다는 목표는 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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