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거문고 소리를 가져오라

갓바위 2022. 5. 1. 09:50

 

어떤 나라의 왕이 궁궐에 있다가 멀리서 거문고 소리를 듣고는 단박에 반해버렸다.

왕은 아름다운 거문고 소리에 취하여 대신들에게 물었다.

"저 소리는 어디에서 나는 소리인가?"

 

대신들이 입을 모아 대답했다.

왕은 고개를 끄덕인 후 대신들에게 명했다.

"저 소리를 가져오너라!"

 

대신 한 사람이 왕의 명을 받고 급히 거문고를 가져왔다.

"이것이 거문고라는 악기입니다. 여기에서 그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자 왕은 대신의 말을가로 막으며 소리쳤다.

 

"내가 가져오라고 한 것은 아름다운 소리이지 이 따위 나무토막이 아니다!"

당황한 대신이 거문고를 가리키며 왕에게 설명했다.

"폐하, 거문고는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이것이 손잡이이고, 이것은 몸통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거문고의 줄을 매는 곳입니다.

폐하께서 들으신 아름다운 소리는 거문고의 모든 부분이 조화를 이루어 나는 것입니다.

 

거문고를 탈 때 모든 부분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폐하께서 들으셨던 소리는 이미 사라져 버리고 없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올 수는 없는 것입니다."

 

왕은 대신의 설명을 들은 다음 이렇게 말했다.

"참으로 허황한 물건이로다! 이 따위 거문고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넋을 잃다니!

당장 그 거문고를 산산조각 내버려라!"

대신은 왕의 명령대로 그 거문고를 깨뜨려보렸다.

 

* 출전 : <<잡아함경>> 권43 <금경>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이어져 있고, 둘러싸여 있으며, 더불어 존재한다.

따라서 그중 하나가 풀려버리면 전체가 무너지고 만다.

 

하나의 결과는 여러 요소들의 묶음이다.

만일 결과만을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씨를 뿌리지 않고 열매를 수확하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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