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살아 있는 나무 인형

갓바위 2022. 5. 4. 08:51

 

어떤 나라에 갖가지 기술과 재주를 좋아하는 왕이 있었다.

어떤 목공이 나무로 인형을 만들어 왕을 찾아갔다.

그가 만든 나무 인형은 진짜 사람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었다.

 

옷이나 얼굴, 그리고 움직임이 사람과 똑같았다.

뿐 아니라 연주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고, 박자에 맞추어 춤도 추었다.

그가 왕에게 아뢰었다.

 

"이 아이는 제 아들입니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여러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왕이 말했다. "그럼 재주를 보여다오."

목공은 인형에게 재주를 보이도록 했다.

 

왕이 왕비를 데리고 누각에 올라 살펴보니 인형은 무릎에 꿇어 절을 올리고, 춤을 추었다.

왕은 인형인 줄도 모르고 아들의 재주에 흡족해 했다.

그때 문득 인형이 한쪽 눈을 찡긋거리며 왕의 곁에 앉아 있는 왕비를 바라보았다.

 

왕은 크게 노하여 즉시 사람을 불러 명했다.

"저놈이 왕비를 유혹하려 하는구나. 당장 목공 아들의 목을 베어 오너라."

목공은 크게 놀라는 척하며 왕에게 아뢰었다.

 

"저 아이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입니다.

아직 어리석어 그런 실수를 저질렀으니 용서해주십시오."

하지만 왕의 노여움은 풀리지 않았다.

"당장 목을 베어라!" 목공이 왕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왕이 이를 허락하자 목공은 즉시 인형에 박혀 있던 쐐기 하나를 뽑아냈다.

그러자 몸이 허물어져 내리며 나무토막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왕이 목공의 재주를 찬탄하며 외쳤다.

"아아, 내가 어찌하여 나무로 만든 인형에게 화를 냈단 말인가!"

 

*출전 : <<생경>> 권3 <불설국왕오인경>

때로 사람들은 환영幻影을 좇으며, 그 때문에 괴로워한다.

희노애락이 생기는 것은 바깥의 사물에 내 마음이 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노여움을 삭이고 마음의 평정을 이루려면

바깥 사물로부터 마음을 거둬들여야 한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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