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헛된 믿음

갓바위 2022. 5. 5. 09:26

 

어떤 스님이 바라문의 집을 칩을 찾아갔다. 바라문은 우황牛黃 가루를 이마에 바르고,

조개 나팔을 머리 위에 얹고, '비륵'이라는 과일을 손에 든채 스님을 맞았다.

스님이 물었다.

 

"그대는 무엇때 문에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가?'

바라문이 대답했다. "이렇게 하면 죽을 사람도 죽지 않고,

매를 맞거나 형틀에 묶일 사람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정말 그렇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우황은 소의 내장에서 나오는 것인데 아주 귀한 것이지요."

 

"그렇게 좋은 우황을 가진 소라면 왜 사람들에게 채찍을 맞으며 부림을 당하는가?"

바라문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다시 스님이 조개 나팔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건 무슨 물건인가?'

 

"이것은 조개라는 것인데 바다에서 나왔습니다."

"바다 속에서 나온 것이라면, 결국 햇볕에 쪼여 고통을 받다가 죽은 물건이 아닌가?"

이번에도 바라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스님이 다시 과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은 어떤 과일인가?'

"비륵이라는 과일인데 이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맛도 좋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말했다.

 

"그것 역시 돌멩이에 맞아 나무에서 떨어진 것이 아닌가?

그깟 물건들이 어떻게 사람을 구제할 수 있단 말인가?'

 

*출전: <<대장엄론경>> 권10 . 60

몸에 부적을 붙인다고 해서 악한 업을 소멸시킬 수는 없다.

부적 역시 종이 위에 휘갈겨진 붉은 그림일 뿐이다.

악한 업을 소멸시키려면, 그 마음을 선하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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