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상명지통ㅣ喪明之痛

갓바위 2022. 6. 21. 09:16

 

○ 눈이 멀 정도의 아픔, 자식의 죽음
○ 喪(잃을 상) 明(밝을 명) 之(갈 지) 痛(아플 통) 
 
죽음을 이르는 말에는 갖가지가 있다.

생전의 지위에 따라, 종교에 따라 각기 다르다.

 

하늘이 무너진 天崩(천붕)은 임금의 죽음을 말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아픔을 말하게 됐고 地崩(지붕)은 반대로 어머니의 죽음을 뜻했다.

 

부모나 조부모보다 자식이 먼저 갔을 때의 慘慽(참척)과 함께 쓰는

斷腸之哀(단장지애)는 어미 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진 데서 나왔다고 했다.

 

이 성어는 西河之痛(서하지통)과 유래가 같다. 하늘과 땅이 무너지는 부모상보다

애끊고 눈이 멀게 된 자식의 죽음이 평생 가슴에 새겨진다는 말이겠다. 
 
자식을 먼저 보내고 시력을 잃은 불행의 주인공은 孔子(공자)의 제자 子夏(자하)다.

그는 공자보다 44세 아래로 스승으로부터 詩經(시경)을 함께 논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문학이 뛰어난 孔門十哲(공문십철)의 한 사람이다.

 

먼저 '史記(사기)' 내용을 보자. '자하는 서하에 살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위문후의 스승이 되었다. 자식이 죽은 뒤 너무 슬퍼하여 소리 내어 울다가 눈이 멀었다

(子夏居西河教授 爲魏文侯師 其子死 哭之失明/ 자하거서하교수 위위문후사 기자사 곡지실명).'

仲尼弟子(중니제자) 열전에 간단히 언급됐다. 
 
'禮記(예기)' 檀弓上(단궁상)에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하가 아들을 잃고 상심하여 통곡하다

그만 시력을 잃고 말았다(喪其子而喪其明/ 상기자이상기명). 역시 공자의 뛰어난 제자

曾子(증자)가 문상했을 때 자하는 더욱 서러워하며 죄도 없는데 아들이 죽었다고 하늘을 원망했다.

 

증자가 꾸짖었다. 서하의 백성들이 공자로 떠받들어도 변명 않았고,

부모상을 당했을 때보다 더 애통해했고, 거기에 눈을 잃을 정도로 슬퍼하니

죄가 크다고 했다. 자하가 지팡이를 던지며 잘못을 시인했다. 

'고사 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불식언ㅣ王不食言  (0) 2022.06.23
오거지서ㅣ五車之書  (0) 2022.06.23
보거상의ㅣ輔車相依  (0) 2022.06.21
막역지우ㅣ莫逆之友  (0) 2022.06.20
연작처당ㅣ燕雀處堂  (0) 2022.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