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바수바두(1)

갓바위 2022. 6. 24. 09:14

바수반두(婆藪槃豆=世親菩薩)라는 법사는 북인도의 후르샤프라국의 사람이다.

그런데 이 후르샤프라라는 나라의 후르샤라는 것은 튼튼하다는 의미이며,

프라라는 것은 땅이라는 의미니까 튼튼한 땅이라는 뜻이다.

 

이 나라를 왜 튼튼한 땅이라고 하게 된 것이냐에 대해서는 옛날부터의 전설이 있다.

옛날 제석천(帝釋天)의 아우에 비시누천(天)이란 자가 있었다.

제석천은 비시누천을 엔부다이에 파견하여 왕으로 삼아 아수라(阿修羅)를 정복시키도록 했다.

드디어 아수라와 비시누와의 전쟁이 벌어지려하고 있었다.

 

이때, 이 아수라에게 한 여동생이 있었다. 이름을 하바티하라,

곧 명비(明妃)라 하여 대단히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여성이었다.

아수라는 여동생 하바티하라를 속이고 데리고 나와 주술(呪術)의 힘으로

엔부다이를 바꾸어 암흑의 세계와 광명의 세계로 만들었다.

 

그리고 암흑의 세계에는 자기가 살고, 광명의 세계에는 여동생을 살게 한 후, 그 여동생에게 말했다.

『만약 네 자색을 보고 너를 아내로 삼겠다고 신청하는 사람이 있거든,

「제 오빠는 너무나 기운이 센 장사이고, 항상 제가 시집가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요.

만약 꼭 저를 아 내로 맞고 싶으시다면 제 오빠와 싸워서 승부를 결정해 주세요.」

하고 말하란 말이야. 알았니?』

 

하고 몇 번이나 다짐하며 타일러 두었다.

그런 일을 까맣게 모르는 비시누천은

광명의 세계에서 명비(明妃)를 보고 그만 홀딱 반해버렸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는 아수라의 처녀입니다.』

 

『아아, 그러십니까. 그런데 아수라의 처녀들

대부분은 모두 제천에게로 시집을 가버렸습니다.

저는 아 직도 아내가 없는 몸, 그대도 아직 남편이 없는 몸이니, 어떨까요.

서로 다정한 부부가 되지 않으려십니까?』

 

하며 그녀에게 자꾸만 대답해 달라고 졸랐다.

그러나 그녀는 오빠가 반대하니까 오빠와 전쟁해서 그 승부로 결정하자고 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도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까닭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만일 나를 그처럼 사랑하는데 내가 어떻게 그냥 물러날 수 있겠소. 알았습니다.

나에게도 당신 오빠 못지 않은 힘이 있습니다. 그러면 당신 오빠와 전쟁을 하지요.』

 

하며 비시누천이 열열히 구혼했으므로 명비도 드디어 결혼을 허락하고 부부가 되었다.

아수라는 뒤에 광명 세계로 가서 비시누천에게 물었다.

『당신은 왜 내 여동생을 아내로 삼았는가?』

 

『내가 만약 이렇게 건장한 사내대장부가 아니라면 혹 책망할 법도 하지만,

나는 보는 바와 같이 이렇게 튼튼한 대장부이자 홀아비이며

그대의 여동생도 남편이 없는 처녀이니까 내가 결혼한 것이다.

그 것이 당연한 이치이지 무엇이 시빗거리가 있느냐?』

 

『너는 제 스스로 대장부라고 지껄이지만 어디가 그렇게 튼튼한 대장부란 말이냐?

만약 대장부라면 나 와 싸와서 승부를 결정하자.

만약 네가 이기면 그때는 다시 내 여동생을 그대에게 주마.』

 

『그대가 내 말을 믿지 않는다면 도리없다.

그러면 누가 승리를 하는가 시험해 보자꾸나.』

이렇게되어 각자는 서로 칼을 뽑아들고 싸우게 되었다.

 

비시누천은 나라엔천이라고 불리우는 대역사(大力士)인 까닭에

몸에 입는 상처는 살속까지 들어가지 않았다.

아수라 역시 비시누천의 칼에 댕강 잘린 목이 어느새 본래대로 붙어버리는 것이었다.

손이건 발이건 무릎이건 모두 칼날에 끊긴 자국은 곧 되달라 붙어버리는 것이었다.

 

이런 싸움이 새벽부터 시작되 밤까지 계속되어 그칠줄 몰랐으나

아수라는 죽을 듯한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비시누천은 약간 힘이 빠지고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다.

만약 밤새도록 이 싸움이 계속된다면 도리어 아수라 편이 힘이 셀 것 같았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명비는 남편의 형세가 불리함을 걱정해서

아수라의 비법을 암시했으므로 드디어 아수라에게 이겨서 그를 넘어뜨릴 수 있었다.

관련 경전 : 파수바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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