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미간의 보주

갓바위 2022. 6. 17. 09:34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왕가에 한 사람의 대장사가 식객으로 있었다.

그의 양미간에는 값진 금강주(金剛珠)가 빛나고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다른 장사와 씨름을 하였는데 자기도 모르게 세게 박치기를

했기 때문에 이마 위에 있던 금강주는 충돌하는 바람에 살 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씨름이 끝난 후에 대장사는 비로소 금강주가 없어진 것을 알고 놀라서 그 근처를 찾아 보았다.

 

그러나 금강주가 그 부근에 있을 리가 없었다.

물론 그는 금강주가 피부 속으로 들어갔다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금강주의 소재는 영영 몰랐지만 그 자리에 상처가 생겨서 곪게 되어서 명의에게 치료를 부탁했다.

 

그런데 그 명의는 상처를 보고 금강주가 살 속에 들어간 것이 원인임을 알았다.

『이마 위에 있던 금강주는 어떻게 하셨습니까?』

상처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하고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은 그는 크게 놀랐다.

 

『이마 위에 있는 금강주라고요? 당신은 어떻게 그것을 아시고 계십니까?

아니 금강주가 지금 이마 근처에 있단 말씀입니까?

혹은 그것이 어디 있는지 아시고 계십니까?』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기의 비장품인 금강주, 꿈에도 잊지 못하는

금강주에 대한 깊은 애착에 눈물을 머금는 것이었다.

명의는 그의 심중을 알아차리고,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너무나 역전 분투한 까닭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금강주가 살 속으로 파고 들어간 것입니다.

금강주의 빛이 지금도 밖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씨름을 했을 때 이겨야겠다는 강한 투지로 상대방에게 부딪쳤으므로

금강주가 살 속으로 들어간 것을 몰랐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의사의 말을 믿지 않았다.

<살 속에 금강주가 있다면 이렇게 더러운 피와 고름이 나올 리가 없다.

그리고 피부 속에 들어가 있다면 눈으로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의사는 나를 속이려고 되지도 않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금강주가 살 속에 있다고요? 그럴 리가 있읍니까?

나를 속이려고 해도 그 수에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명의는 하는 수 없이 거울을 가져다가 장사의 얼굴을 비추니

명의의 말대로 거울 속에 금강주의 형태가 역력히 나타났다.

똑똑히 금강주의 모습을 눈앞에 본 그는 우선 놀랐고 의아하게 생각 하였고

또한 기뻐하였으며 새삼 신기한 생각에 젖어 드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에게는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탐음(貪淫), 진에(嗔에-성내고 노여움), 우치(愚痴) 등에 사로잡혀서

좋은 스승이나 인도자에 접근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숭고한 불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지옥, 아귀, 축생 혹은 수라(修羅)의 세계로 빠지거나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빈부귀천의 만 가지 형상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대장사는 사람들을, 명의는 부처님을, 금강주는 불성에 비유한 것이다.

관련 경전 : 대반황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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