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묘음보살(1)

갓바위 2022. 6. 14. 09:35

 

석존께서 사위국(舍衛國)이 기원정사(祇園精舍)에 계시면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실 때의 일이다.

어느 때, 석가모니께서 머리 위로부터 광명을 비치고,

또 삼십이상(三十二相)의 하나인 양미간(兩眉間)으로부터도 빛을 내어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무수한 여러 부처의 세계를 비추시었다.

 

이 무수한 부처의 나라 저쪽에 정광 장엄(淨光莊嚴)이라는 세계가 있었는데,

그곳에는 정화숙왕지여래(精華宿王智如來)라는 부처가 무량 대중에 둘러싸여

그 대중들에게 지금 한창 설법 중이었다.

 

그 때, 마침 석가모니께서 비춘 광명이 두루 그 부처의 나라를 비추었다.

그 때, 정광 장엄국에 그 이름을 묘음(妙音)이라고 부르는 한 보살이 있어,

이미 갖가지 덕본(德本)을 심어 무량 제불을 만나 공양을 드려서 모든 지혜를 체득하고,

여러 가지 삼매(三昧)에 통달하고 있었다.

 

그 때 마침 석가모니의 광명이 이 보살 위에 미쳤으므로,

그는 정확숙왕지불에게 사바세계에 가고 싶다고 청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사바세계에 가서 친히 석가모니불을 예배하고 가까이하여

공양을 올리고 또 문수(文殊) · 약왕(藥王) · 용시(勇施) · 숙왕화(宿王華) · 상행의(上行意) ·

장엄왕(莊嚴王) · 약상(藥上)등의 보살님들도 만나 뵙고 싶습니다.

원컨대, 사바세계에 가기를 허락해 주십시오.』

 

『묘음아, 그토록 사바세계에 가고 싶거든 갔다 오너라. 그러나, 석가모니 나라에 가서

그 나라를 업신여기고 시시하다는 따위의 생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세계는 이 세상과 달라서 땅에 높낮이가 있어 평탄하지가 않고,

또한 흙과 돌과 산과 그 밖의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

 

더욱이, 부처의 몸은 초라하고 또 보살들도 체격 등이 작다.

무어라해도 그대의 키는 四만 三천 유순(由旬), 나의 키는 六백 八십만 유순이니 말이다.

게다가 그대의 얼굴 모습은 단려(端麗)하기 비길데 없으며, 백천만의 복상(福相)이

저절로 구비되어 있으며, 몸에서 비치는 광명은 어디까지나 영묘하다.

 

사바세계에 가서 저 부처와 보살, 그리고 국토에 대하여 업신여기는 마음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신신당부하는 것은 이런 까닭이 있기 때문이다.』

 

『세존이시여, 하나에서 열까지 염려해 주셔서 무어라 비길데 없이 감사합니다.

주의 주신 일은 맹세코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제가 사바세계에 가게 된 것은

모두가 세존의 공덕, 세존의 힘, 세존의 신통에 말미암은 것입니다.』

 

이리하여, 묘음보살은 그 자리를 뜨지 않고, 그 몸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곧바로 삼매에 들어가 그 삼매의 힘으로 사바세계의 영취산(靈鷲山)위,

석가모니께서 앉으신 자리 근처에 八만 四천의 연꽃을 나타내었다.

 

그 연꽃은 염부단금(閻浮檀金)을 줄기로 하고, 흰 큰잎사귀, 금강의 수술과

암술의 무우수(無憂樹)의 꽃받침으로 만들어져 세상에도 진귀하고 고상한 것이었다.

이 고상한 연꽃을 보고 문수(文殊)는 석가모니께 물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런 상서(祥瑞)가 일어났겠습니까.

몇천만인지 알 수 없는 연꽃, 염부단금의 줄기, 흰 큰잎사귀, 금강의 수술과

암술, 무수의 꽃받침을 갖춘 연꽃이 저렇게 나타났습니다. 저것을 보십시오.』

 

『문수야, 그것은 묘음이라는 보살이 정화숙왕지불의 나라로부터 八만 四천의

보살들을 거느리고 이 사바세계에 와서 나에게 가까이하고, 공양하고, 예배하려고

염원하고, 아울러서 법화경을 공양하고, 법화경을 들으려는 염원 때문인 것이다.』

 

『세존이시여, 그 묘음이라는 보살은 어떠한 선본(善本)을 심고,

어떠한 공덕을 닦아서 이런 대 신통력을 얻은 것이옵니까.

또한 묘음보살은 무슨 삼매를 닦고 있는 것입니까.

모쪼록 저희들에게 그 삼매의 이름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들도 그 삼매를 닦아서 묘음보살의 몸집의 크고 작음,

위의(威儀)와 거동의 상태를 보고 싶습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신통력으로서 저 보살이 이 세상에 오는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

『문수야, 그 일이라면 여기 계시는 다보여래(多寶如來)께서 보여 주실 것이다.』

관련 경전 : 법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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