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목숨의 증감(1)

갓바위 2022. 6. 7. 09:46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 계시면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실 때의 일이다.

어느 곳에 견고년(堅固年)이라는 왕이 있었다.

왕은 정의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바른법을 바탕으로 하여 옳은 정치를 하였으며,

갖가지 선근(善根)을 쌓았으므로 드디어 전류성왕(轉輪聖王)이 되었다. 

 

그리하여 인간 세계에서 최고의 보배로 치는 칠보를 고스란히 갖출 수가 있게 되었다. 

그 칠보라는 것은 금윤보(金輪寶), 백상보(白象寶), 감마보(紺馬寶), 신주보(神珠寶),

옥녀보(玉女寶), 거사보(居士寶), 그리고 주마보(主馬寶) 그것이다.

 

이 견고년 왕으로부터 여섯 대 동안을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뒤를 이어 전륜성왕의 자리에 오르고,

또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전하여 사람의 덕을 베풀었으면, 출가하여 내세의 삶을

하늘에서 받기 위하여 그 도를 닦는데 전심하여 만년(晩年)을 마치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제 六대의 전륜성왕까지도 바른 법으로써 바른 길을 지켰으나,

제 七대 왕에 이르러서는 이제까지와는 달리 바른 법으로써 정치의 바탕을 삼지 아니하였다. 

정치는 공정하지 못하여서 백성들의 원성이 드높다.

 

따라서 국토는 황폐해지고 백성들은 도탄에 빠지게 되었다.

『대왕이여, 나라 안에는 불평의 소리가 가득하고,

국토도 백성도 이전과 같은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다행하게도 나라 안에는 아직 총명 박식하여 고금 일에 정통한자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들을 불러들여 먼저 임금께서 나라를 다스리던 법을 물으시고,

슬기로운 신하의 건의를 들으시는 것이 마땅할까 하옵니다.』

 

바라문 출신의 한 대신이 이렇게 대왕에게 아뢰었으므로, 왕은 곧 여러

신하들을 불러 회의를 열고, 먼저 임금이 나라 다스리던 방법을 자세히 들었다.

이에 왕은 먼저 임금의 나라 다스리던 방법을 본떠서 정치를 해 보았으나,

고아와 늙은이의 구제나 빈민을 구호하는 일에는 제대로 손이 미치지를 못하였다.

 

때문에 백성들의 고생은 더욱 더 심해져서 마침내는 약탈이 행하여지고 도둑들이 날뛰게 되었다.

언젠가 관원이 도둑을 잡아다가 왕 앞에 꿇렸으므로 왕이 친히 조사해 보았다.

『너는 정말 도둑질을 하였느냐.』

 

『예, 틀림없이 했습니다. 저는 가난해서

밥도 제대로 먹지를 못하여 살 수가 없어서 부득이 도둑질을 했습니다.』

왕은 도둑의 이 말을 듣고 왕실의 보물창고를 열어 이 사나이에게 약간의 물건을 주고,

 

『너는 이것을 가지고 가서 부모의 소용에 써라. 또 친척들 중에 가난한 자에게도

나누어 주어라. 그리고 앞으로는 도둑질 같은 것을 해서는 안 된다.』

 

이리하여 왕의 이 행위가 백성들 귀에 들어가자 차례차례 소문이 퍼져서

도둑질을 하면 왕으로부터 재물을 받게 된다고 해서 도둑이 들끓게 되었다.

관원에 붙잡힌 도둑이 왕 앞에 끌려 나오면 또 전과 같이,

 

『너는 참말로 도둑질을 했느냐.』

『예, 틀림없이 했습니다. 저는 가난하여

밥도 제대로 못 먹어 살 수가 없어서 부득이 도둑질을 했습니다.』

 

왕은 도둑의 이 대답을 듣고 또 전과 같이 보물 창고를 열어 그 사나이에게 약간의 물건을 내주었다.

『너는 이것을 가지고 가서 부모의 소용에 써라. 또 친척들 중에 가난한 자에게도 나누어 주어라.

그리고, 앞으로는 도둑질 같은 것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일이 자주 되풀이 되게 되었으므로 왕은 생각하기를,

먼저 녀석은 참으로 가난했으므로 얼마간의 재물을 주어 보냈지만,

다른 녀석들이 이것을 전해 듣고 도둑질들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도둑이 날마다 늘어가서는 할 수가 없다.

앞으로는 성밖 들판에서 형벌에 처하여 다른 사람의 경계로 삼으리라. 

이렇게 다짐하고 좌우의 신하에게 명령하여 도둑이 잡히면 다음과 같이 처형케하였다.

 

그것은, 도둑을 꽁꽁 묶어가지고 큰 소리로 그 죄를 외치면서

성 안에서 조리를 돌리다가 성 밖에서 처형하는 것이었다. 

이 일은 곧 백성들 사이에 알려졌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자기들도 도둑질을 하면 저런 곤욕을 당한다고 해서

이번에는 방위를 위하여 칼과 활 따위의 흉기를 만들어 서로 해치면 가지고

남의 집에 들어가 약탈을 마음대로 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이 왕 때부터 처음으로 가난한 백성들이 생기고,

가나하기 때문에 처음으로 도둑이 생기고, 도둑이 있으므로 비로소 무기가 생기고,

무기가 있으므로 비로소 사람을 죽이고,

사람을 죽이기 때문에 백성들의 얼굴빛은 좋지 않고 목숨은 짧아졌다.

 

그 당시의 정해진 목숨은 四만살 이었다.  그것이 줄어서 二만살로 되었다. 

그리하여, 사람들 사이에는 장수하는 사람도 있고

단명한 사람도 생겼으며 괴로움과 즐거움의 구별도 생기었다.

 

또한 괴로움에 시달리는 자로 자연히 음란과 탐욕의 마음이 생겨

갖은 수단을 써서 남의 물건을 속여 빼앗게 되었다. 

그렇게 되니, 가난 때문에 강도는 전보다 많아지고, 흉기 살인도

심해져서 사람의 목숨은 一만년이 정해진 목숨으로 되었다.

 

사람의 목숨이 一만살 때에는 사람들이 서로 강탈을 하여 가끔 관원에게 붙잡혀 왕 앞에 끌려 와서,

『너는 도둑이냐?』 하고 왕이 물으면, 『아닙니다. 나는 나쁜 짓을 한 일이 없습니다.』

하고 사람들 앞에서 태연히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의 가난은 더욱 더 심해지고 도둑이 들끓는다. 

때문에 흉기가 자꾸 쓰이게 되고, 따라서 사람을 죽이는 기회도 많아졌다. 

그리고 탐욕, 음욕이라는 것들도 늘어 거짓말이 퍼지게 되었다. 

따라서, 사람의 목숨은 또 줄어서 一천년이 정해진 목숨으로 되었다.

관련경전 : 장아함전륜성왕수행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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