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생한 고기가 아들로 태어나다
부산에 대원성(大圓性)이라는 중년부인이 있는데,
처녀 때부터 절에 다니면서 열심히 방생을 했습니다.
20여 년전 내가 신도들과 함께 낙동강으로 방생을 하러 갔을 때인데,
배가 막 떠나려 할 즈음 어떤 아주머니가 붕어통을 이고와서
다급히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스님, 스님. 이것도 마저 가져가십시오."
살펴보니 큰 고기가 대여섯마리 들어있었습니다.
방생할 고기는 충분했지만 그 고기만 떼어놓기가 그러하여
책을 사려고 준비했던 만원을 주고 그 고기를 다 샀습니다.
나는 목탁을 치고 요령을 흔들며 염불을 해야했기 때문에,
대원성에게 "이 고기를 놓아주어라."라고 했습니다.
대원성은 '관세음보살' 염불을 하며 고기를 놓아주다가,
그 가운데 큰 고기를 한 마리 들고 말했습니다.
"스님, 이 고기 참 좋고 크네요."
"그래, 그 고기는 네 것해라. 너 가져라."
대원성은 좋다고 하면서 염불을 하며 놓아주었습니다.
그 뒤 얼마 있다가 대원성은 나이가 들어 시집을 갔고 곧 태몽을 꾸었습니다.
시커먼 먹구름이 가득하던 하늘이 갑자기 갈라지면서 밝은 빛이 쏟아져 내리는데,
고기비늘이 번쩍번쩍 하더니 그 때 놓아준 고기가
자기 집 앞마당 한가운데로 쏟아져 내려오는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꾼 뒤 아들을 낳았고, 문수보살의
이름을 생각하여 문수(文殊)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수라는 아이의 눈은 둥글둥글하며
반짝반짝한 것이 꼭 고기눈과 같았습니다.
여러가지 사실로 보아 그 고기가 죽어서 대원성의
아들로 태어났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 일타 스님著 ‘윤회와 인과응보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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