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궁지조ㅣ傷弓之鳥
○ 화살을 한번 맞아 혼이 난 새
○ 傷(상할 상) 弓(활 궁) 之(어조사 지) 鳥(새 조)
활에 놀란 새, 즉 활에 상처(傷處)를 입은 새는 굽은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뜻으로,
①한번 놀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겁을 내어 위축(萎縮)됨을 비유(比喩ㆍ譬喩)해 이르는 말
②어떤 일에 봉변(逢變)을 당(當)한 뒤에는 뒷일을 경계(警戒)함을 비유(比喩ㆍ譬喩)하는 말
전국(戰國)시대 말엽 여섯 나라가 합종(合縱)하여 강대국 진(秦)나라와 대치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조(趙)나라 왕은 위가(魏加)라는 신하를 초(楚)나라에 보내어 초나라 승상 春申君과
군사문제에 대한 협의를 하게 했다. 춘신군을 만난 위가는 이렇게 물어보았다.
"귀국에는 쓸 만한 장군이 있습니까?" "있고 말고요.
우리는 臨武君을 총지휘관으로 내정하고 있지요"
이 말을 들은 위가는 그건 가당치 않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임무군은 진나라와 싸워 참패한 적이 있는데 아직까지도
진나라를 두려워한다는 소문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위가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넌지시 말했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활 쏘기에 비유해서 한 말씀 드리지요"하고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옛날 위나라에 경영이라는 明弓이 있었죠. 어느 날 임금과 같이 있을 때
기러기 한 떼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는 화살을 메기지 않은 채 시위를 당겼죠.
그런데 맨 뒤에 날아가던 기러기 한 마리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눈이 휘둥그래 진 임금이 그 연유를 묻자 명궁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떨어진 놈은 전에 저의 화살을 맞아 다친 적이 있는 기러기(傷弓之鳥)죠.
그때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기 때문에 우는 소리가 유난히 슬펐고
맨 뒤에 가까스로 따라가고 있었던 겁니다.
제가 시위만 당겼는데도 그 소리에 놀라 높이 날려다가 상처가 터져서 떨어진 거죠.
그러니까 진나라에 혼이 난 적이 있는 임무군은 진나라에 대항해 싸우는
장군으로 기용하는 건 적절치 못한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