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단순함의 반복이 나를 살린다

갓바위 2024. 3. 10. 10:47

 

단순함의 반복이 나를 살린다

참선은 참선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수행의 행위보다는 수행을 통해 지혜를 얻고 자비를 실천하는 삶에 목적이 있다.

절집의 생활과 의식에는 오랜 세월 수행의 내용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 행위글을 익히는 것이 참선을 배우는 가장 중요한 시작이다 기본이다.

 

출가한 스님들은 행자 생활, 기본교육 과정의 습의와 절에서의

생활수행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수행의 기초가 단단해진다.

그중 사찰예절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수행 방법의 결정체다.

 

불교는 수행의 종교다. 수행은 욕심내는 마음과 화내는 마음, 고집스런 마음을

버리고 청정한 마음과 고요한 마음, 지혜로운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중에서 차수叉手 수행은 외부로 향하는 마음을 안으로 갈무리하여

힘을 모으는 방법이다. 차수는 평상시 걸을 때나 서 있을 때, 앉아 있을 때

왼손 위에 오른손을 교차하여 자연스럽게 단전 부위에 가지런히 모으는

자세이다. 수행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수행법이다.

 

우리의 감각기관인 눈 귀, 코, 혀, 피부는 항상 밖의 현상에 반응한다.

더구나 현대사회는 온갖 욕망을 자극하는 현란함으로 가득하다.

우리의 마음이 나를 살피기보다 밖으로 내달릴수록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만나게 된다. 그런 현대인에게 차수는 쉽고 단순한 수행법이다.

 

솜 모양과 마음의 상태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부처님 손도 그 모습(수인手印)에 따라 발원하는 내용이 각각 다르다.

손은 밖으로 향하거나 벌어져 있으면 마음이 흐트러지고,

가지런히 안으로 향하면 마음이 모아진다.

 

두 손을 가슴께에서 마주하는 합장 수행은 마음을 모으는 법으로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수행법이다. 보통 사람은 하루에 4만 7천 가지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다섯 감각기관의 식識과 분별의식, 자의식과 무의식을 통하여

매 순간 생각이 일어나고 산만하게 흩어지는 것이다.

 

합장은 흩어진 마음을 일심一心으로 모은다.

열 개의 손가락을 하나로 모으는 행위를 통해 수많은 생각과 상대와 나, 본질

과 현상이 하나가 된다. 왼손가락은 몸 속의 다섯 장기(간, 심장, 위, 폐,

신장), 오른 손가락은 다섯 감각기관(눈, 귀, 코, 혀, 피부)과 연관되어 있다.

이 두 영역이 손을 통해 하나로 모아지면서 가장 온전한 몸의 상태가 된다.

 

합장 수행은 사람을 대할 때나 공양을 하기 전, 법당에 들어설 때,

물건을 들기 전에 합장한 자세에서 허리를 45~60° 정도 숙이는 것이다.

합장을 할 때마다 순간순간 수행하는 마음을 스스로 새기게 되고,

마주하는 상대도 고요한 마음을 갖게 된다.

 

큰절(오체투지五體投地) 수행은 자신의 관점을 내려놓아 무아無我 수행의

최고의 방법이다. 오체투지는 스승이 외출하고 돌아오면 제자가 발을 씻어드리는

인도의 전통에서 유래한다. 몸에서 가장 높은 이마를 땅에 붙이고, 스승의

가장 낮고 더러운 발을 받들어 올리는 최상의 존경을 표시하는 몸의

종작이며, 교만과 어리석음을 떨쳐버리는 가장 견건한 예법이다.

 

우리나라의 오체투지는 몸의 다섯 부분인 이마와 두 팔, 두 무릎이 땅에 닿도록

절을 하는 것이다. 이마를 땅에 대는 것은 나를 낮추는 마음인 하심이고, 욕심

과 성냄, 고집을 내려놓는다는 의미이다. 손을 받들어 올리는 것은 '나'는 없고

상대를 받들어 올리고, 청정하고 고요하고, 지혜로운 마음을 담는다는 뜻이다.

물 흐르고 꽃은 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