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스스로를 돌보는 마음에 의지하며 살라

갓바위 2024. 4. 10. 10:09

 

 

스스로를 돌보는 마음에 의지하며 살라

觀 世 音 菩 薩

미황사엔 오늘도 여러분이 찾아왔다. 수행에 관심 있는 프랑스에서 온 남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걱정하는 조선족 여인과 친구들, 남편을

잃은 지 1년이 지나서도 죄인처럼 살고 있는 육십 중반의 여인, 사나흘 머물면서

털어놓는 그들의 고민 앞에 나도 관세음보살처럼 여러 개의 손이 되어야 함을

느낀다. 처처에 필요한 곳에 마춤한 쓰임새로 쓰여야 하는 것이다.

 

절집에 함게 살고 있는 대중들의 손이 나의 손이 되기도 한다.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는 직원의 세심하고 부드러운 손길이 곧 나의 손이 되고,

객실의 방을 닦고 이불 빨래를 하는 침모의 손이 나의 손이 된다.

 

나물을 다듬고 맛있는 반찬을 만드는 공양주의 손이 나의 손이 되고,

깜빡이는 전등을 고치는 관리 처사의 손이 나의 손이 된다.

 

또 며칠 절에 머물러 고민을 해결하고 가벼운 발걸음로 산을 내려가는

사람들의 손이 세상 밖으로 내려가는 나의 손이 되고, 8일 동안의참선

수행을 마친 뒤 '대장부'의 마음을 안고 집으로 가는 사람들이 나의 손이 된다.

 

물론 나 또한 다른이의 손이기도 하다.

어려서는 나의 아픔과 답답함을 어머니의 손이 다독거려 주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나를 다독거려주고 받아줄 따뜻한 손이 없다.

 

자신의 본래 성품에 '잘하고자 하는 마음'과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니

그것에 의지하여 살아야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비심이다.

그 자비심이 바로 관세음보살이다. 관세음보살을 입으로 브르며, 자신이 가진

자비심을 일으켜 자신을 다독거리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손이다.

 

세상에도 자비심이 가득하다. 밝은 햇살, 생명을 기르는 땅, 맑은 바람,

내리는 비······, 모두 생명을 살리고 세우는 덕德이고, 자비심이고, 관세음보살이다.

관세음보살을 입으로 마음으로 부른다면 세상의 자비심이 나를 도울 것이다.

물흐르고 꽃은 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