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공짜는 한 번이면 족하다

갓바위 2022. 5. 30. 09:27

 

어느 나라에 향기롭고 맛있는 나무열매를 좋아하는 태자가 있었다.

그는 정원에 많은 과실수를 심고, 정원사로 하여금 날마다 향기로운

과일을 따서 식탁에 올리도록했다.

 

태자의 정원에는 크고 우람한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 위에 새가 날아들어 그곳에 집을 지었다.

새는 곧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을 열심히 길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어미 새가 맛있는 나무열매 하나를 물어와 새끼들에게 주었다.

그런데 새끼들이 열매를 먹기 위해 서로 다투다가 그만 나무 밑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튿날, 정원사가 나무 밑을 지나다가 향기로운 열매 하나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곧 열매를 주워 왕에게 바쳤다.

왕이 살펴보니 지금까지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진귀한 열매였다.

 

왕은 이 열매를 소중히 간직해두었다가 사랑하는 태자에게 주었다.

태자가 그 열매를 먹어보니 이루 형용할 수 없이 향기롭고 맛이 있었다.

태자가 왕에게 말했다.

 

"정말 귀한 열매입니다. 매일 한 개씩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왕은 정원사를 불러 명했다.

"너는 나에게 바친 열매를 매일 하나씩 따오도록 하라."

 

왕의 명령을 받은 정원사는 난감해지고 말았다.

그 열매가 어떤 나무에서 열리는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원사가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왕이시여, 궁궐의 정원에 그런 열매를 맺는 나무는 없습니다.

단지 저는 정원의 큰 나무 아래서 그 열매를 주웠을 뿐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구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어린 태자는 그 열매만 달라고 보챌 뿐, 다른 음식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태자의 앞날을 걱정한 왕은 정원사를 더욱 재촉했다.

"열매가 있다면 반드시 그것을 맺는 나무도 있을 것이다. 반드시 찾아내도록 하라."

 

왕의 명을 거역할 수 없었던 정원사는

날마다 큰 나무 아래에 주저앉아 무성한 나뭇가지만 올려다보았다.

그때 문득 새 둥지 하나가 눈에 띄었다.

 

그제야 정원사는 어미 새가 먼 곳에서 열매를 물어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는 굵은 나뭇가지에 몸을 숨기고, 어미새가 열매를 몰고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마침 해가 저물자 어미 새는 다시 열매 하나를 물고 둥지로 돌아왔다.

 

나뭇가지에 숨어 있던 정원사는 어미 새가 둥지에 내려놓은 열매를 훔쳐 왕에게 바쳤다.

왕은 매우 흡족해하며 정원사를 칭찬했다. 정원사는 이튿날부터 매일 나뭇가지에

몸을 숨기고 어미 새가 물어오는 열매를 빼앗아 태자의 식탁에 올렸다.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나자 어미 새는 자신이 물어온 먹이를 누군가 훔쳐 가는 것을 눈치챘다.

화가 난 어미 새는 이튿날이 되자 무서운 독이 들어 있는 나무 열매를 물어다 둥지에 놓았다.

숨어 있던 정원사가 재빨리 열매를 낚아채 태자의 식탁에 올렸다.

 

그 열매를 먹은 태자는 곧 몸이 짓물러 죽고 말았다.

그러자 왕은 정원사의 죄를 물어 처형하고 말았다.

 

*출전 : <<대지도론>> 권17 . 28

나쁜 습관이 자신을 좀먹는다.

남이 수고한 것을 공짜로 가로채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좀먹는 독이다.

 

공짜는 한 번이면 족하다. 만일 공짜로 얻은 것이 있다면 다만 감사할 따름이요.

감나무 아래 입을 벌리고 눕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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