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침 밟아 뭉개기

갓바위 2022. 6. 4. 09:34

어떤 마을에 많은 재산을 가진 부자가 있었다.

그의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부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아첨을 일삼았다.

더구나 그를 모시고 있는 하인들은 주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비굴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

 

어는 날, 부자가 마당에 나왔다가 땅바닥에 가래침을 뱉었다.

그때 재빠를 하인 한 사람이 주인의 침이 떨어진 곳을 발로 밟아 문질러버렸다.

하인 중에 몹시 미련한 사내가 있었다.

미련한 사내는 다른 하인에게 선수를 빼앗기자 한숨을 쏟아내며 중얼거렸다.

 

"나보다 재빠른 놈도 있구나. 그렇다면 나는

주인이 침을 뱉으려 할 때 먼저 이를 알아채고 밟아버리리라."

 

이윽고 주인이 다시 가래침을 뱉으려 했다.

그러자 미련한 하인은 곧 다리를 들어 주인의 입을 밟아버렸다.

주인의 입술이 터지고 이가 부러졌다.

 

부자는 입술에서 흘러내리는 핏물을 닦아내며 미련한 하인에게 소리쳤다.

"이놈! 이게 무슨 짓이냐!" 미련한 하인이 대답했다.

 

"주인님이 침을 뱉으면 아첨하는 자들이 달려와 재빨리 침을 밟아버립니다.

그런데 저는 미련하고 둔하여 한 번도 주인님의 침을 밟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침이 막 나오려 할 때 미리 다리를 들고 있다가 침을 밟아버린 것입니다."

 

*출전 : <<잡비유경>> (도략集) 14 / <<백유경>. 57

권세가 있는 자에게 아첨꾼이 몰린다.

일단 아첨에 익숙해지고 나면, 올곧은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첨꾼을 멀리하가. 아첨은 나를 기분 좋게 하지만, 아첨꾼은 결국 나를 망가뜨린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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