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형제의 유산 나누기

갓바위 2022. 6. 7. 09:30

 

어떤 부자가 병이 들어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살아갈 날이 머지않았음을 깨닫고 두 아들을 불러 당부했다.

"내가 죽으면 남아 있는 재산을 사이좋게 잘 나누어 가지거라."

 

아버지는 유언을 남긴 후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가 죽자 두 아들은 유언에 따라 남은 재산을 두 몫으로 나누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재산을 나누려고 하니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더구나 맏아들은 자신이 더 좋은 것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하기 일쑤였다.

"나는 네 형이야, 너보다 일도 많이 했고, 아버지를 모시고, 장사를 한 적도 많았다.

그러니 내가 좋은 것을 갖는 것이 당연해." 하지만 아우도 물러서지 않았다.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우리 둘이서 똑같이 나누어 가지라고 하셨어요."

형과 아우는 사사건건 다투었다.

그때 어떤 노인이 형제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싸우지 말게. 어떤 것이든 둘이서 똑같이 나누면 되지 않는가?"

그러자 아우가 노인에게 말했다. "똑같이 나눌 수가 없어요.

형은 좋은 침대는 자기가 갖고 나한테는 나쁜 침대를 주려고 해요."

 

아우의 불만을 듣고 있던 노인이 말했다.

"자, 물건을 공평하게 나누는 법을 가르쳐주지.

지금부터 집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반으로 잘라 두 몫으로 만들거라."

 

"반으로 자르라고요?"

"그래. 옷은 반을 찢고, 밥상이나 병도 반으로 자르고, 좋은 침대와 나쁜 침대도

각각 반으로 자르고, 항아리도 깨서 두 몫으로 나누고, 동전도 모두 반으로 자르거라."

 

그 말을 듣고 있던 아우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맞아요. 그렇게 하면 공평하게 나눌 수 있겠군요."

그리하여 형제는 도끼와 톱을 들고 모든 재산을 반으로 잘랐다.

 

가구는 정확히 반으로 잘랐고, 동전들도 모두 반 쪼가리로 만들었다.

그러나 재산을 모두 나누었을 때, 두 사람이 가진 것이라곤 모두 쓸모없는 것들뿐이었다.

 

*출전 : <<백유경>> 58

나눈다는 것은 내가 반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반을 타인에게 주는 것이다.

 

가져오려는 마음이 앞서면 공평하게 나눈다는 것은 의미를 잃는다.

먼저 남에게 반을 주려는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공평한 나눔이 실현된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卍 불교 교리 강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 조각의 떡  (0) 2022.06.10
진짜 지켜야 할 것  (0) 2022.06.09
침 밟아 뭉개기  (0) 2022.06.04
귀한 것과 천한 것  (0) 2022.06.03
거울 속의 주인  (0) 2022.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