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단순호치ㅣ丹脣皓齒

갓바위 2022. 6. 5. 09:00

 

○ 붉은 입술과 하얀 이란 뜻
○ 丹(붉을 단) 脣(입술 순) 皓(흴 호) 齒(이 치) 
 
붉은 입술과 하얀 이란 뜻으로, ① 여자(女子)의 아름다운 얼굴을 이르는 말

② 미인(美人)의 얼굴.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명모호치(明眸皓齒)란 표현도 있다.  
 
미녀를 나타내는 수많은 성어 중에 하얀 이를 강조한 것이 눈이나 피부만큼이나 많다.

붉은 입술과 하얀 치아 朱脣皓齒(주순호치)는 屈原(굴원)이 楚辭(초사)에서 노래했고,

시원스런 눈동자와 하얀 이 明眸皓齒(명모호치, 眸는 눈동자 모)는

杜甫(두보)가 楊貴妃(양귀비)를 찬미한 시에서 나왔다.  
 
똑같이 빨간 입술(丹脣)과 하얀 치아(皓齒)란 말은 曹操(조조)의

넷째 아들 曹植(조식, 192~232)의 시에서 사용됐다.

시문을 잘 지어 형 曹丕(조비)의 구박을 풍자한 七步詩(칠보시)로 유명하다.

 

조식은 좋아했던 甄氏(견씨, 甄은 질그릇 견)가 형에게 시집가 견후가 되었지만

왕후자리도 뺏기고 죽음을 당하자 그를 애통히 여겨 ‘洛神賦(낙신부)’를 지었다.

 

중국 신화에 나오는 伏羲氏(복희씨)의 딸이 洛水(낙수)의

신이 되었는데 견씨를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읊었다. 
 
‘어깨선은 깎은 듯 매끄럽고 허리에는 흰 비단을 두른 듯 하네

(肩若削成 腰如約素/ 견약삭성 요여약소), 목덜미는 길고 갸름하여 하얀 살결 드러냈구나

(延頸秀項 皓質呈露/ 연경수항 호질정로), 향기로운 연지를 더하지도 않고 분가루도 바르지 않았네

 

(芳澤無加 鉛華弗御/ 방택무가 연화불어), 구름 같은 모양으로 머리는 높직하고 길게 그린 눈썹은 가늘게 흐르도다

(雲髻峨峨 修眉聯娟/ 운계아아 수미련연), 빨간 입술은 선연하게 눈길을 끌고 하얀 이는 입술 사이에서 빛나는구나

 

(丹脣外朗 皓齒內鮮/ 단순외랑 호치내선), 초롱한 눈은 때로 눈웃음치고 보조개는 귀엽기 그지없도다

(明眸善睞 靨輔承權/ 명모선래 엽보승권).’ 髻는 상투 계, 娟은 예쁠 연, 睞는 한눈팔 래, 靨은 보조개 엽. 
 
중국 최악의 폭군 桀紂(걸주)를 망하게 한 요녀 妺喜(말희), 妲己(달기, 妲은 여자이름 달)와 마찬가지로

周(주)나라 幽王(유왕)을 녹인 褒姒(포사)도 앵두 입술과 하얀 치아를 가진 천하절색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운 얼굴에도 전혀 웃는 얼굴을 보이지 않다가 잘못 올린 烽火(봉화)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고 파안대소했다. 처음 웃는 것을 본 왕이 자꾸 거짓 봉화를 피우다

정작 적이 쳐들어 왔을 때는 병사들이 모이지 않아 망했다고 한다. 

'고사 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고파산ㅣ好古破産  (0) 2022.06.07
칠신탄탄ㅣ漆身呑炭  (0) 2022.06.06
홍문지연ㅣ鴻門之宴  (0) 2022.06.05
백구과극ㅣ白駒過隙  (0) 2022.06.04
고굉지신ㅣ股肱之臣  (0) 2022.06.03